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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웨이브 May 22. 2022

내 방식으로 만든다는 것

John Carney 감독의 <싱 스트리트(Sing Street)>


한 영화를 보곤 오랜만에 생각에 잠겼다. 하나의 질문이 떠올랐다.


‘누군가를 따라 하는 것이 아닌 나만의 방식으로 뭔가 만든 게 언제였지?’




영화 <싱 스트리트(Sing Street)>

 

 이러한 생각이 들게 한 영화는 John Carney 감독의 <싱 스트리트(Sing Street)>였다. 이 영화는 한 소년인 코너의 사랑이야기이다. 고등학교를 다니는 주인공은 어느 날 한 소녀를 보곤 사랑에 빠진다. 그녀의 마음을 얻기 위해 충동적으로 내뱉은 '우리는 뮤직비디오를 만든다.'라는 말을 현실로 만들어 가는 이야기이다.


  처음에는 어렵사리 구성한 밴드 멤버들과 새롭게 조망받는 밴드의 음악을 따라 하며 잘한다며 서로를 칭찬했다. 자신감 있게 녹음한 테이프를 음악에 조예가 깊은 형에게 들려주었으나 형은 테이프를 부수며 이야기한다.


"이 음악을 만드는 이유가 뭐야? 그 여자 꼬시려고 하는 거 아냐?"
“남의 음악으로 갤 유혹하겠다고?”

“이제 시작했잖아 배우는 과정이지”

“‘섹스 피스톨즈’는 배워서 했던 거 같아? 그건 아니지 네가 도둑놈이냐? 음악은 배우는 게 아니야. 그게 비결이지. 그게 로큰롤 정신이야. 연습만 하면 돼.”
“너흰 커버밴드가 아니라고 학교마다 술집마다 결혼식마다 커버밴드가 있지. 주로 노땅들이 만드는 커버밴드는 새로운 걸 만들 생각 따위 하지 않아. 누군가를 위해 노래를 만들 용기가 없거든.”  




나의 마음을 감염시킨다는 것은 


  누군가의 마음을 얻는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진정으로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나의 진심이 전달되어야 하는 것이다. 다른 이들이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썼던 방식을 따라 하는 게 아니라 나만의 방식으로 나의 감정을 표현해야 진심이 전달되는 것이다.


  러시아의 대문호인 톨스토이는 <예술이란 무엇인가>라는 책에서 이러한 작용을 감염(感染)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감염을 "작자 자신이 어떤 감정을 제 나름으로 경험하여 이를 전할 때에만 얻어지는 것이지. 자기에게 전달된 남의 감정을 그냥 그대로 되전하기만해서는 얻어지지 않는다."라고 했다. 처음에 다른 밴드의 음악을 따라 하던 그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로 가사를 쓰고 직접 음악을 만들어가면서 그 밴드 이름인 <Sing Street>만의 음악이 만들어졌다.


  결국 영화 <싱 스트리트>는 주인공인 코너가 사랑을 이루기 위해 음악을 하며 진정한 나로 성장하는 영화이다. 진정한 나를 만든다는 것은 내가 경험한 것을 나만의 방식으로 만들 때에야 가능하다. 그게 음악이건 그림이건 책이건, 심지어 일을 위해 만드는 제안서이건. 그 과정을 통해 사람은 성장하고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가정형편으로 새로운 학교로 전학을 와서 학교폭력을 당하던 코너는 밴드를 하며 나날이 변화한다. 그리고는 영화의 후반부가 되어서는 자신을 괴롭히던 친구에게 당당하게 말한다.


“너와 나는 사는 세계가 달라. 넌 부술 줄만 알지 만들어내진 못하잖아.”


  언제부터인가는 남들이 만들어 놓은 것만 보고 즐기고 전달하기만 했던 것 같다. 그리고 뭔가 답답하고 어딘가 부족한 느낌이 들면 그 감정을 마주하기보다는 해소하기 위해서 또다시 다른 이들이 만든 것들에 기대 왔던 것 같다. 그러한 나에게 <Sing Street>는 나에게 용기를 주었다. 평소 음악영화를 좋아했기에 John Carney 감독의 이전 영화인 <원스(Once)>, <비긴 어게인(Begin again>과 같은 즐거움을 찾으려 봤던 영화가 나에게 다양한 생각이 들게 했다.



  우리는 살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유혹해야 한다. 사랑을 위해, 일을 위해, 성공을 위해, 그리고 행복을 위해서. 유혹은 내가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나에 대해 더 알고 생각하고 표현해야 하는 것이다.  


결국 누군가를 유혹하는 것은 남의 것이 아닌 나만의 것을 제대로 표현했을 때 가능한 것이다.



당신만의 방식으로 무언가 만들어본 게 언제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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