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금이야 옥이야> 윤다영 배우 인터뷰
[배우는 배우]는 오뉴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함께 배우면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배우 인터뷰 시리즈입니다. 5060세대에게도 배우에게도 배움은 끝이 없는 법. 배움에 대한 배우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입양아였던 과거, 약혼자의 배신, 싱글 대디와의 사랑, 그리고 골수 기증까지. KBS1 일일드라마 <금이야 옥이야>의 옥미래는 진정한 사랑을 이루기 위해 감내하고 또 감내하는 캐릭터였습니다. 이를 연기한 윤다영 배우 또한 옥미래를 이해하고 표현하기 위해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고 하는데요. 설렘과 부담감을 안고 시작한 첫 주연작을 통해 인내하는 법을 배웠다는 윤다영 배우를 만나봤습니다.
Q. 극 중 옥미래(옥샘)처럼 오뉴 아뜰리에에서 그림을 그려봤어요. 속성이었지만 너무 좋은 그림이 나왔어요.
(웃음). 이게 다 미술 선생님 덕분이에요. 드라마에서는 직접 그림을 그리는 장면은 없었는데, 막상 해보니 너무 재미있네요. 이래서 다들 그림을 그리나 봐요.
Q. 하얀 캔버스에 하나씩 색을 칠하며 그림을 완성하는 것처럼 연기도 비슷한 것 같아요. 대본을 읽고 연기로 캐릭터를 채우는 것처럼 말이죠. 대본으로 만나본 미래는 어땠나요? 채워갈 게 많았나요?
실제 성격이랑 조금 거리가 있었어요. 물론, 미래와 닮은 구석이 없지 않았지만, 그 접점을 더 찾으려고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진 것 같아요. 시청자분들이 ‘저렇게 착한 사람이 어디 있니?’ 할 정도로 자신보다 남을 배려하는 인물이잖아요. 이런 미래를 이해하고, 그렇게 행동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평소 활발한 말투도 나긋나긋한 스타일로 바뀌고, 행동도 조심스러워지고. 어느 순간 미래가 되어버렸죠.
Q. 이제 윤다영이 아닌 옥미래구나라고 생각했던 시점은 언제였나요?
40회 정도를 촬영하고 있었을 때였던 것 같아요. 그때 최지영 감독님이 점점 미래가 보인다고 하셨어요. 초반에 시행착오를 좀 겪었어요. 대본을 읽고 선배님들과 얘기도 나누고, 감독님과 의논하면서 미래를 만들어 가고 있는데, 맞게 가고 있는 건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방영 시점보다 두 달 전에 촬영을 시작해서 모니터링도 안 되는 상황에서 막막함이 있었죠.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저 스스로 미래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려고 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해결된 것 같아요.
Q. 이 작품이 첫 주연작입니다. 설레기도 하지만 부담감도 느꼈을 거 같아요.
부담감이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죠. 전작 <국가대표 와이프>에 이어 또 한 번 기회를 준 최지영 감독님을 위해서라도, 최근 몸이 좀 안 좋은 엄마에게 기쁨을 드리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어요. 근데 첫 장면 촬영 후 감독님이 전작 캐릭터였던 ‘보리’처럼 하지 말라고 하는 거예요. 아차 싶었죠. 아직 미래를 더 많이 받아들여야 하는구나라고 생각했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시행착오 과정을 겪으면서 비로소 미래가 되었어요. 뭐든지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Q. 사전 촬영까지 합해서 8개월 동안 옥미래로 살아왔는데요. 매번 다양한 사건들이 벌어지는 일일드라마가 지닌 특수성에 의해 캐릭터의 일관성 유지가 어려울 것 같아요. 이런 부분을 위해 연기하면서 중점적으로 가져간 부분이 있을까요?
상황을 보지 않고 사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어요. 간혹 이해되지 않은 상황들이 연출되었을 때도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려고 노력했죠. 극 중 미래를 이용하기 위해 결혼까지 하려 했던 주혁(김시후)도 미래가 주혁이를 너무나 사랑했기 때문에 그렇게 행동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연기했어요. 골수 기증도 강산(서준영)이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고요. 근데 골수이식 장면에서 정말 많이 울었어요.
Q. 아니 왜요?
강산이를 너무 많이 사랑한 나머지 골수 이식까지 하는데, 강산이가 버리고 가잖아요. 감정에 몰입되어 있다 보니 그냥 누워있는데, 너무 서러운 거예요. 그리고 강산이 본처인 선주(반소영)가 나타났을때도 미래가 아닌 선주를 선택하는데, 그때도 눈물이. (웃음) 하도 답답하니까 매니저에게 하소연하면서 그렇게 121회까지 찍은 것 같아요.
Q. 미래는 왜 강산을 사랑했다고 보나요?
미래는 입양아로서 외롭고 자신을 버린 아빠를 원망하잖아요. 반대로 잔디(김시은)는 엄마 없이 외롭게 크지만 자신과 달리 따뜻한 아빠와 살고 있어요. 극 중 “잔디야! 너는 참 좋은 아빠를 뒀어”라는 대사처럼 미래는 잔디를 부러워해요. 그런 상황에서 주혁이 일로 힘들어했을 때 강산이가 위로를 해주거든요. 이런 부분에 마음이 이끌려 미래는 이 남자를 사랑한 것 같아요.
Q. 아무래도 일일드라마 특성상 시니어 시청자들이 주 타깃층인데, 주변에서 어떤 이야기를 들었는지 궁금해요.
일단 부모님이 너무 좋아하셨어요. 아무래도 지상파 드라마니까 가족은 물론, 부모님 지인분들도 잘 봤다고 안부를 전했다고 하더라고요. 직접적인 체감은 방송국 주변 식당에서 느꼈어요. 드라마가 중반 정도 지나니까 알아본 후, 서비스를 마구 주시더라고요. 주혁이 같은 나쁜 놈 만나지 말라고, 강산이랑 친하게 지내라고 하는 말도 많이 들었어요. 그때마다 우리 드라마의 인기가 높아졌구나를 알 수 있었죠.
Q. 그만큼 많은 사랑을 받았던 드라마였는데, 첫 주연작이기도 하니 이 작품을 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8개월 동안 배우로서 배운 부분 있다면 무엇인가요?
‘기다림’이요. 미래를 만들어 가면서 스스로 조급해졌어요. 왜 이게 안 되지, 이 정도 하면 될 것 같은, 좋은 결과물이 나오지 않으니까 답답했어요. 그런 순간이 반복되니 정말 힘들더라고요. 그럴 때 선배님들이 조언을 많이 해주셨어요. 너무 조급해지지 말고, 천천히 하라고요. 인내하고 기다리면 된다고요. 그리고 그냥 기다리지 말고 계속 끊임없이 배우고 발전시켜야 한다고도 하셨어요. 저랑 상대역이었던 준영, 시후 오빠도 아역 때부터 연기 생활을 했잖아요. 알게 모르게 긴장도 풀어주고 도움도 많이 줬어요.
Q. 실질적인 데뷔작인 <도깨비> 때보다는 지금 배우로서 많이 성장했다고 볼 수 있는데, 어떤가요?
<도깨비>가 저에게 기회를 준 고마운 작품이지만, 참 부끄러운 작품이에요. 방송보다는 연극, 뮤지컬 무대에 서고 싶었던 찰나 드라마에 출연하게 되었는데,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해서 아쉬움만 들었죠. 왜 저렇게 연기했을까 하는 후회도 들고. 그래서 연기를 그만두려고 했어요. 다행히 <꽃피어라 달순아>의 신창석 감독님이 기회를 주셔서 지금까지 연기를 하고 있죠.
예전엔 이 드라마를 안 보려고 했어요. 바보 같은 생각이었죠. 그때의 경험을 잊지 않고 뭔가 배우려고 하고, 다양한 감정을 축적하려고 노력해요. 배움에는 끝이 없다고 하는 선배님들의 말을 새기면서 오랫동안 연기를 하고 싶어요.
Q. 그 마음만 봐도 미래처럼 밝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것 같아요!
어느 선배님이 그러시더라고요. 이 작품이 끝나고 바로 다음 작품을 하지 못하게 되더라도 조급해하지 말라고요. 그 말처럼 기다림을 갖고 준비해야 할 것 같아요. 오늘 배운 그림처럼 새로운 것도 배우고 그러면서 다양한 경험과 감정을 내 안에 쌓아 놓고, 그러다 보면 좋은 작품이 왔을 때 빛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앞으로 미래처럼 좋은 캐릭터로 찾아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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