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산세바스티안 음식 소개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최고의 미식도시! 그 곳은 스페인 서북부 대서양을 접하고 있는 바스크 지역의 작은 해안 도시 ‘산세바스티안’입니다. 바스크어로는 ‘도노스티아’라 불러요.
고요한 휴양 도시 산세바스티안이 미식가들의 성지로 등극한 것은 세계에서 단위면적당 ‘미슐랭 가이드’의 별을 받은 레스토랑이 가장 많기 때문입니다. 원래 바스크 지역은 프랑스 미식문화의 영향을 받은 곳이었는데 후안 마리 아르삭(Juan Mari Arzak)과 같은 위대한 셰프들이 바스크 고유의 음식을 재해석하고 전파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면서 강력한 지역 정체성을 가진 레스토랑들이 자리하게 되었습니다.
| 산세바스티안 미식 여행의 시작과 끝, 핀초!
산세바스티안의 자연과 인심을 만끽할 수 있는 멋진 미식 여행은 구시가지에 빼곡하게 자리잡은 ‘핀초’바에서 가능합니다. 핀초(Pinxo)는 ‘뾰족한 막대로 찌르다’라는 뜻으로 한 입에 쏙 들어가는 크기의 빵 조각, 각종 해산물, 구이류 등을 꼬챙이에 꿰어 먹는 타파스의 일종인데 이 지역에서는 바스크어로 핀초스(pintxos)라 부릅니다. 수만가지의 다채로운 조합이 가능한 개성만점의 창의적인 요리죠.
뚜껑을 의미하는 타파스는 와인잔 위를 바게트로 덮어 간단한 안주를 얹어 먹는 풍습에서 시작되었는데요. 핀초스는 빵을 쓰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핀초는 요리사가 아닌 식당 손님에 의해 만들어졌어요. 올리브에 풋고추와 피클, 안초비를 이쑤시개에 고정해 당시 산세바스티안에서 처음으로 상영한 영화 제목 ‘힐다(Gilda)’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 첫 핀초의 탄생이었죠. 이후 194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바스크 주요 도시에 핀초스바가 퍼져갔고 21세기에는 바스크를 넘어 스페인 전역으로 뻗어갔습니다.
구시가지에만 약 15개의 핀초바가 있고 개당 3~7유로에 판매됩니다. ‘외관만 보고 의심을 품고 간 선술집 같은 핀초바에서 ‘인생 요리’를 만나기도 합니다. 고객을 무조건 서서 먹게 하는 보르다베리(Borda berri)에서는 문어 요리를 꼭 먹어야 해요. 놀랍도록 부드러운 돼지 볼살, 이디아사발(바스크 지역 특산 치즈) 리조토도 강력 추천할 만한 맛입니다. 이 동네 최고의 새우구이로 가장 유명한 고즈아르기(Goz-Argi)의 새우구이와 오징어구이도 잊을 수 없어요. 베르가(Bergara)를 대표하는 가장 유명한 핀초는 펄스 안초비 라자냐(False Anchovy Lasagna). 단돈 2.4유로에 스페인 최고의 파인 다이닝을 경험해볼 수 있습니다.
이 정도면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최고의 미식도시답죠? 올 가을, 스페인으로 여행을 간다면 꼭 한 번 찾아가보길 바랍니다. 하늘과 바람과 별(미슐랭)과 그리고 스페인의 음식 세계로 빠져보세요.
이 글은 김현숙 미식 칼럼니스트가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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