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제프 하이든, 트럼펫 협주곡 E♭장조, 3악장
유명한 '놀람 교향곡’을 비롯해 무려 100곡이 넘는 교향곡을 작곡한 '교향곡의 아버지' 요제프 하이든은 당시로서는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장수한 작곡가입니다. 후배 모차르트는 35세라는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났고, 베토벤도 57세까지 살았으니까요. 하이든은 1732년에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나 77세까지 수많은 음악을 작곡하며 고전 시대 기악 양식의 전형을 만든 인물입니다. 특히 제시부-발전부-재현부로 이어지는 '소나타 형식'이 바로 하이든에 의해 완성되었죠.
하이든의 이런 활발한 작품 활동에는 그가 30년간 몸담고 있었던 헝가리의 유력 귀족 에스테르하지 가문의 역할이 컸습니다.
1761년 에스테르하지(Esterházy) 가문의 관현악단 부악장으로 취임하기 전까지 그는 이곳저곳을 전전하며 프리랜서로 고생하며 살았거든요. 에스테르하지의 부지런하고 충실한 악장이었던 하이든은 단원들과의 사이도 매우 원만해서 교향곡 외에도 단원들을 독주자로 하는 협주곡과 실내악곡을 많이 작곡했어요.
하이든의 트럼펫 협주곡은 그가 작곡한 유일한 금관악기를 위한 협주곡입니다. 은퇴한 하이든이 말년에 빈에 머물면서 여유롭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때에 쓰인 작품이지요. 그래서인지 노년에 쓰인 작품임에도 여전히 맑고 천진하며 유머를 가득 지니고 있는 듯합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부분은 바로 오늘 들으신 3악장의 도입부인데요, 이 협주곡은 당시 빈 궁정악단의 트럼펫 주자였던 안톤 바이딩거(Anton Weidinger)위해 작곡되었습니다. 당시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던 트럼펫이라는 악기를 독주 악기의 반열로 끌어올린 이 작품은 지금까지도 트럼펫 협주곡으로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지요.
밝고 긍정적인 분위기가 청명한 가을 하늘과 어울리기도 합니다. 혹시 ‘장학퀴즈’ 음악으로만 알고 계셨다고요? 오늘부터 하이든의 트럼펫 협주곡으로 기억해 주세요!
이 글을 피아니스트 이루미 님이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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