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트로 마스카니, 오페라 <카발레리라 루스티카나> 중 간주곡 소개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영화 <대부 3>의 비극은 주인공 마이클(알 파치노)의 아들 안소니(프랑크 담브로시오)가 오페라 가수로 데뷔하는 날 밤, 이탈리아의 시칠리아섬에서 일어납니다. 이 마지막 장면 위에 더해지며 극의 명장면을 탄생시킨 곡이 있죠. 바로 극 중에서 공연된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의 간주곡(Intermezzo)입니다. 간주곡이란 오페라의 막과 막 사이에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기악곡이죠.
'시골의 기사도'란 뜻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는 이탈리아의 소설가 조반니 베르가의 소설을 기초로 한 작품으로, 19세기 후반에 활동했던 이탈리아 작곡가 피에트로 마스카니의 단막 오페라입니다. 마스카니의 대표작이자 출세작으로, 1890년 로마에서의 초연은 어마어마한 성공을 거두었다고 해요.
이 오페라는 시칠리아섬에서 애인을 남겨두고 입대한 청년 투리두가 돌아오면서 일어나는 비극을 아주 사실적으로 그려내는데요. 투리두의 애인 롤라는 이미 알피오와 결혼을 한 뒤였지만, 롤라와 그녀를 잊지 못하는 투리두는 밀회를 이어가게 되죠. 결국 그 사실을 알게 된 그녀의 남편 알피오와 투리두는 결투를 벌이게 되고, 두 사람의 결투가 시작되기 전 마치 폭풍의 전야처럼 연주되는 음악이 바로 이 간주곡이랍니다.
<대부 3>의 극 중에서 오페라가 끝난 뒤 공연장을 나서는 마이클에게 누군가 총을 겨눕니다. 하지만 총을 맞고 쓰러진 건 그의 딸 메리(소피아 코폴라)이었죠. 쓰러진 딸을 안고 오열하는 대부, 그리고 사랑을 위해 싸우다 패해 끝내 목숨을 잃게 된 투리두의 비극 모두 시칠리아를 배경으로 하는군요.
세상의 값나가는 것들을 손에 쥐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살아왔지만, 소중한 딸의 죽음 앞에서 그 모든 게 다 무슨 소용이었을까요. 딸의 시신 앞에서 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울부짖는 알 파치노의 모습 위로 흘러가며 어떤 숭고함마저 느껴지게 하는 아름다운 음악 피에트로 마스카니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간주곡을 한 번 감상해 보세요.
이 글을 피아니스트 이루미 님이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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