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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옹봉 Aug 25. 2024

(신입에게) 초반 3개월이, 평생 갑디다.

처음 3개월이, 평생 간다.

이는 비단 신입뿐 아니라, 새로운 조직에 들어간 모두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다. 정말 그렇다. 한번 믿어보시라.


어떤 조직에 누군가 처음 오면, 사람들의 관심이 그에게 집중되기 마련이다.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일을 해낼지ㅡ 아무런 정보가 쌓이지 않은 상태인 미지의 누군가를 사람들은 조용히 지켜본다. 신입이건, 다른 곳에서 발령받고 온 신규 인원이건, 새로운 팀장이건 상관없다. 직급 연차 불문하고 사람들의 폭풍 관심이 쏟아진다. 알게 모르게,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사람들이 그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작동한다.


빠른 결정 후엔 좀처럼 바뀌지 않는
첫인상, "초두 효과"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첫인상을 가지고 타인을 판단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한다. 이는 생존 본능과 관계된 것인데, 처음 만난 사람을 신속하게 평가하고 그에 따라 빠르게 행동하는 것이 과거 생존에 유리했기 때문이다. 한번 판단을 내리면, 이후 상대에 대해 추가적인 정보가 생기더라도 잘 바꾸지 않는데, 이는 심리학에서 '초두 효과'라고 부른다.


이러한 진화론적 관점과 심리학적 배경에 내 나름의 해석을 덧붙이자면, 사람들의 게으른 속성도 한몫하는 것 같다. 처음 3개월에서 6개월 정도 바짝, 새로운 사람이 어떻게 일할지 지켜보며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가, 어느 정도 그 사람에 대해 파악이 되었다고 생각이 들면 금세 판단을 멈춘다. 그리고는 처음 내린 결론이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단한다. 첫인상을 기정사실화하며 더 이상 거기에 에너지를 쏟지 않는 것이다.

오히려 좋아
첫 단추를 끼우는 마음으로

나의 경우 이런 기간을 오히려 즐긴다. 역으로 기회로 삼는 것이다. 누군가 나를 평가할 확률이 높은 초반의 기간에는 특히나 신경 써서 행동한다. 내 행동 하나하나가 나의 첫인상을 결정짓는 판단 기준이 될 것임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초반만 반짝 열심히 하고 그 뒤부턴 대충 한다 뭐 그런 뜻은 아니다. 다만, 초반의 행동이 내 첫인상을 결정짓기 쉽다면? 그렇게 결정된 첫인상이 나중 가도 바뀌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면?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는 오래된 속담처럼, 초기 세팅을 나에게 유리하게 설정하는 것은 오래가야 하는 회사 생활에서 아주 큰 꿀팁이다.



어렵지 않아
지각, 실수만 피해도


어떻게 하면 회사 생활 첫 시작 단계에서, 나라는 사람의 인상을 유리하게 세팅할 수 있을까? 일단 가장 간단하고 쉬운 방법은 근태이다. 초반에는 최대한 지각하지 말자. 뭔 꼰대같이 근태 이야기냐 할 수도 있겠지만, 당신이 매우 flexible 한 유연 근무 환경에서 일하지 않는 이상 회사에서는 근태가 누군가의 성실도를 판단하는 아주 쉬운 척도가 된다. 나도 신입 때는 여기에 동의하지 못했고, 억울했던 적도 많다. '아니, 일만 잘하면 되지 근태는 뭔 근태!'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아직까지 나도, 생산성과 근태는 별개라고 보는 입장이다. 그런데, 지각을 자주 하면, 특히 초반에 그러면, 당신은 나중에 가서도 계속해서 '지각하는 사람'으로 남는다.


두 번째는 주어진 업무를 할 수 있는 선에서는 최대한 완벽하게 완수하라고 조언해주고 싶다. 120% 해내라는 것은 아니다. 지속하지 못할 거면 괜한 과욕은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계속해서 120% 아웃풋을 기대한다던지..) 다만, 실수는 금물이라고 전하고 싶다. 당신이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최고로 꼼꼼하게 챙기는 모습을 보이면 좋겠다.


동료 중에, 팀에 새롭게 합류하며 받은 업무에 대해 초반 몇 번 실수를 연속하여 '실수가 잦은 사람'으로 낙인찍힌 경우를 보았다. 처음 하는 일이다 보니 숙련도 및 경험치가 낮아서 발생했던 실수로, 어느 정도 일에 적응한 이후로는 다시는 그런 실수는 없었고, 오히려 매우 꼼꼼하게 업무를 완료했다. 그러나, 몇 번의 초기 경험으로 누군가를 빠르게 판단해 버리고, 그 판단을 오래 유지하는 인간의 진화론적 속성 때문에 그의 초반 이미지가 바뀌기까지는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처음 박힌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추가 정보가 사람들 머릿속에 입력되어야 하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초반에 긍정적 이미지를 쌓아놓는 것이, 부정적 인식으로 출발하는 것보다는 훨씬 더 유리하다는 것이다.



그러니 신입 여러분,


초반에는 특히 잘합시다!


사람들이 당신을 판단하는 그 짧은 시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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