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선물, 80평 쓰레기집 (2)

특수청소를 알아보며(feat. 중고 음향기기, 챗GPT)

by 옹심

(이전 글 보기)




그렇게 침대에 누워 쿵쾅거리는 심장을 붙잡고 있자니, 잠도 오지 않고 해서 빠르게 챗GPT를 켰습니다. 요즘 여러 가지로 잘 쓰고 있는 좋은 친구입니다.


구기동에 1층은 70평, 지하는 12평 80평 정도 되는 쓰레기집이 있어. 고독사하신 건 아니고... 말 그대로 엄청나게 많은 물품들이 꽉 차 있는데, 이걸 죄다 버려야 해.

어차피 리모델링을 최대한 염두에 두고 있어서, 쓰레기 폐기 후에 그다지 청소할 것도 없을 것 같아.

어느 정도 견적을 준비해야 안전할까?


지금 돌이켜보니, 챗GPT가 생각보다 참 똑똑하게 알려줬습니다. 해당 견적 정도로 나온 셈이 되었거든요.



여기서 보이실까요? 층수, 승강기 여부, 계단 등 '사람이 물건을 옮기고 청소하기에 난이도가 높을 수록' 비용은 더 높아집니다.


제가 의뢰할 집은 다행이도 1층이었습니다만, 만약 의뢰해야 하는 곳이 계단으로만 다녀야 하고, 주차가 어려운 지하/2층 이상의 공간이라면 비용을 좀 더 넉넉하게 잡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출처: freepik)


아참, 견적에 '부가세 포함'인지도 꼭 따져보세요! 견적에서 다시 10%가 붙기 때문에 무조건 확인하셔야 합니다.




그렇게 챗GPT와의 대화를 마치고, 곧장 구글로 넘어갔습니다. '특수청소 업체'라고 치니, 몇 개가 나옵니다. 대부분 급한 일들이 많아서인지 24시간 문의를 받는 곳들이 대부분이고, 매우 친절하십니다.


저는 그 중 3개를 추려서 전화번호를 저장하고, 의뢰서를 작성했습니다. 의뢰서를 작성할 때에는 지번(주소), 면적, 의뢰 내용(어떤 청소가 필요한지 구체적으로), 층수 및 승강기/계단 여부, 기타 특이사항을 모두 적어주시는 편이, 커뮤니케이션 양을 줄이는 데에 은근 큰 도움이 됩니다.


의뢰를 접수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저에게 전화가 왔어요.


안녕하세요, xx업체입니다.
문의 접수해주신 것 보고 연락드렸어요.

면적이 워낙 크다보니, 현장을 봐야
정확한 견적 산출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먼저 갖고 계신 현장 사진이 있다면
전달주시겠어요?


모든 업체가 동일하게 답변을 주었습니다. 여기서, 처음에 현장 방문했을 때 찍어뒀던 사진들과 동영상이 큰 도움이 되었답니다!




자료를 보내니 그 중에서 한 업체가 '당장'도 가능하고, 폐기물 톤당 xx만원에 해주겠다고 선제안이 왔습니다.


집을 비롯해서 운영팀, 지점개발팀으로도 일했을 때 리모델링 현장을 여러 차례 경험했던지라, 이 정도 견적이면 옳다구나! 했습니다. 더 고민하지도 않고, 그 업체와 현장 견적 일정을 잡았어요.



저에게는 퀄리티보다는 '양'이 중요한 현장이었기 때문에, 일의 퀄리티를 미리 살펴보지 않고 빠르고 과감하게 내린 결정이라고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만약 디테일한 청소와, 꼼꼼한 유품정리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되시는 분들은 리뷰를 샅샅이 읽어보시고, 더 친절하고 믿음이 가는 업체와 진행하시는 편이 비용이 더 들더라도 맞다고 생각합니다. 고인의 집을 정리하는 것은 한번만 진행하게 되는, 매우 중요한 작업이니까요.




그렇게 특수청소 업체와 현장 견적 일정을 잡은 뒤에는, 미리 제 힘으로 빼낼 수 있는 물품들을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첫째로 조금이라도 특수청소 비용을 줄이는 것, 둘째로 충분한 재원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었는데요.


얼핏 첫날 둘러보며 빠르게 빼낼 수 있고, 또 중고로 쉽게 판매할 수 있는 물품들을 떠올려봤어요.


1. 중고 음향기기
2. 중고 촬영기기


아버지가 어떤 취향을 가지고 말년을 보냈는지 한편으로는 알 수 있는 품목들이었습니다. 재밌게도 구글에 이들 업체가 찾아보면 각각 존재한답니다.


(출처: 구글 검색)
(출처: 구글 검색)




이 중에서 중고 음향기기 또한, 기존에 찍어둔 사진이 있어서 빠르게 이야기가 진행되었습니다.


몇 가지 팁을 더 공유할게요!


1. 품을 덜기 위해 '특수청소 업체'가 현장견적 방문하는 날, '중고 음향기기 매입 업체' 또한 현장견적을 받을 수 있도록 조정했구요.

2. 두 일정간에 시간이 잠시 떠서, 제 선에서 들고 이동할 수 있을 '양주'를 담기 위한 큰 가방을 준비했습니다.

3. 모든 업체는 최소 3개 이상 연락처 확보 후, 연락을 돌려서 견적을 비교했습니다.
(업체마다 취급 품목, 일정 조율, 매입가 등 조건이 다를 수 있기 때문임.)

4. 현장을 방문할 때에는 뭐가 됐든 사진과 영상을 몽땅 찍어두세요.


그렇게 몰아치듯 늦은 저녁 연락을 돌리고 나니, 참아왔던 피로가 몰려왔습니다.


업체 방문까지는 약 한 달의 시간이 남아있었어요. 도대체 며칠이나 걸릴까, 본업에 지장은 없을까, 생각지도 못한 초과비용은 어떻게 감당해야 하나 - 이런저런 생각들이 밀려왔습니다.


(출처: freepik)


우울증 복용량을 미리 2배로 처방받기로 하고, 남은 시간을 잘 충전하기로 마음 먹으며 눈을 감았습니다.


작가의 이전글아버지의 선물, 80평 쓰레기집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