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꿈꾸지만, 아무나 도전할 수 없는 아르헨티나 외노자 이야기
이 글이 지금 코로나 바이러스로 힘들어하고 있을 여행업계 선후배, 동료들에게 위로가 되기를 바라며 시작합니다.
나를 아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이렇게 말할 것이다.
"아르헨티나에 미쳐 있는 애? 걔 아르헨티나에서 살아보고 싶어서 완전 환장했잖아."
내가 방문한 중남미 국가는 총 11개국(멕시코, 쿠바, 과테말라, 벨리즈, 파나마, 코스타리카, 페루, 볼리비아, 칠레, 아르헨티나, 브라질까지)인데, 유일하게 그리고 집착적으로 원하던 곳은 단 한 곳, 바로 아르헨티나였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처럼 탱고에 미쳐서, 축구에 미쳐서, 그리고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에 미쳐서가 아니라 그저 부에노스 아이레스 도시 분위기와 내 인생에 가장 영향을 준 아르헨티나 친구들 때문이었다.
내향적인 내가 멕시코 칸쿤에서 신혼부부 상대로 가이드로 1년간 일한 것도 기적이었지만, 홀로 40일간 남미 배낭여행을 다닌 것은 더더욱 기적이었다.
우연히 볼리비아 티티카카 호수, 태양의 섬 트레킹 가는 길 보트에서 만났던 아르헨티나 친구들이 이후 내 직업 선택까지 영향을 끼칠 줄은 그들도 나도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내가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도착했을 때, 다시 이 친구들과 회포를 풀었다. 그리고 다시는 만나지 못하겠지 라는 생각과 함께 그들에게 이별을 고했었다.
멕시코에서의 1년, 그리고 쿠바 여행 1주일, 남미 배낭여행 40일의 경험으로 나는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우리나라에서 배낭 여행사로 유명한 회사 중 한 곳에 중남미, 아프리카팀 사무 OP(오퍼레이터)로 취직하였다. 상담, 모객, 지상 수배 및 팀 송출까지 일은 고되었지만 재밌었다. 그래도 가끔은 멕시코에서 가이드하던 시절이 그리웠다. 그러던 중, 하늘이 내 마음을 읽었던 걸까. 우연한 기회로 나는 30일간 남미 배낭여행 첫 인솔을 하게 되었다. 원래 배정된 인솔자가 몸이 안 좋아서, 팀 출발 하루를 남겨두고, 내가 인솔자로 대체가 되어 급하게 항공권을 끊고, 짐을 꾸려서 남미로 갔다. 인솔자로서 준비가 안된 나는 어떻게 30일을 보냈는지 기억이 안 난다. 그런데 그 기간이 그렇게 지옥 같더니,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또 친구들을 만났고, 그간 고생들이 눈 녹듯 사라짐을 느꼈다.
이후, 나는 회사를 퇴사를 하고 중남미 배낭여행을 전문적으로 하는 여행사로, 그리고 그간 여행사 경력을 다 포기하고 신입 인솔자로 입사하였다. 중남미 인솔 출장을 갈 때마다, 다른 곳도 아닌 부에노스 아이레스 앓이는 더욱더 심해졌다.
결국 나는 만 3년을 채운 후, 안정적인 삶을 주었던 회사를 퇴사하였고, 워킹홀리데이 막차인 만 30세에 나는 그렇게 눈물겹게 그리워하던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가게 된다.
이 아르헨티나 워킹홀리데이 이야기는 비자 발급부터, 직장생활, 외국인들과의 여행, 그리고 코로나로 인해 특별기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오기까지 약 1년 간의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나의 하찮은 글들이 정보 제공이 될지, 에세이가 될지, 한낱 일기장이 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나중에 아르헨티나 워킹홀리데이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나 스스로도 두서없이 블로그에 적던 글들을 정리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 같아 시작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