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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enna Jun 05. 2020

부에노스 아이레스 적응기

아르헨티나 도착 후, 1주간의 기록들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뿌리내리기

  아침 8시 반이 되자마자, 아르헨티나에 가장 많이 알려진 대형마트 COTO로 향했다. 먹을 게 하나도 없었기 때문에 장보기가 급선무였다. 아르헨티나에는 COTO, DIA 그리고 CARREFOUR 마트를 쉽게 볼 수 있으며, 블록마다 작은 KIOSCO 및 중국인 슈퍼마켓도 많이 있다. 대형마트야 어느 나라든 비슷하다. 팁을 하나 주자면, 와인 구매를 할 때에는 가급적이면 중국인 슈퍼마켓에서 구입하는 것이 좋다. 교민들도 그렇고, 나의 경험 상 중국인 슈퍼마켓이 가장 저렴했다.

  오후에는 ROOMGO 사이트로 알아본 플랫 셰어 집을 보러 갔다. 한 명이 살아야 하는 집을 3명까지 살 수 있도록 개조를 하였고, 들어갈 가는 입구는 1층인데, 내가 본 방은 쁠란따 바하(PLANTA BAJA)라고 하여, 약간 반지하스러운 구조였다. 보자마자 충격받았지만, 최대한 표정관리하면서 질문들을 몇 가지 하고 나왔다. 그리고 그날 저녁 바로 다른 집 구해서 같이 못 살 것 같다고 미안하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플랫쉐어 사이트 : https://www.roomgo.com.ar/

* 덧붙이자면,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페이스북 DUENO DIERCTO 등으로 검색하여 렌트 및 셰어를 구하기도 한다.




국립미술관 방문하다

  드디어 국립미술관에 방문했다. 첫 배낭여행 때 이후로 한 번도 가보질 않아서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여행 인솔자 동료들이 종종 이런 정보들을 물어보기 때문에, 국립박물관 가는 방법 등 미리 알아두고 블로그에 업데이트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머물고 있는 A노선(하늘색) Primera Junta역에서 출발하여 H노선(노란색) 종점인 Pacultad de Derecho 역에 도착했다. 현재 기준 (2019.09) 숩떼(SUBTE) 지하철 한번 타는 가격은 19페소(ARS)다. 숩떼를 타기 위해서는 수베 (SUBE) 교통카드가 필요한데, 충전을 하면 인원수에 상관없이 이용할 수 있다. 물론 지하철 내 환승 추가 요금도 없다. 대중교통이 저렴한 편이어서 잘만 이용하면 생활비 절약하는데 도움이 된다.

  미술관은 부에노스 아이레스 내에서 부자 동네 중 하나인 레콜레타 지역에 위치해 있으며, 주변에는 에비타 묘지가 안장된 레콜레타 묘지, 세계에서 가장 큰 꽃 조형물인 플로레스 헤네리카가 있다. 보통 입장료가 있는데, 내가 방문한 날은 무료입장이라고 하였다. 땡잡았군.

  저렴한 입장료로 로뎅, 고야, 고흐, 르네, 모네, 고갱, 피카소의 작품들도 볼 수 있으니 꼭 방문하기를 추천한다.


진짜 부에노스 아이레스(좋은공기)같은 날씨였다. 오른쪽 저 멀리 플로레스 헤네리카가 보인다.
와이파이 비밀번호도 제공한다



부에노스 아이레스 시내 한식당 "파송송"

  드디어 부에노스 아이레스 센트로에도 한식당이 생겼다. 보통 한식당은 한인타운인 백구촌(예전에 109번 버스가 많이 다닌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과 한인 옷가게 상업 지구인 아베샤네다에 몰려있다. 그리고 이 동네들은 센트로에서 차로 약 30분 정도 떨어져 있다. 게다가 동네들이 조금 위험하기 때문에 혼자 밤늦게 가는 것은 꺼려하는 분위기다. 그런데 이거 웬걸? 이제는 접근성 좋은 곳에 한식당이 생겨서 너무나 반가웠다. 절대로 한식이 그리워서가 아니라 한번 맛을 보고 싶어서 가보았다.

  식당 안에는 한국인도 있었지만, 아르헨티나 직장인들로 붐볐다. 콘셉트 자체도 잘 잡았지만, 음식을 먹어보니 나에게는 약간 달았지만 현지인들도 좋아할 만한 음식이었다. 한국인 배낭여행자들도 많이 방문하는 것 같았다.  양도 많고, 음식의 맛도 좋았으며, 가격도 적당했다. 게다가 접근성까지 좋으니 몸과 마음이 지친 배낭 여행자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휴대폰 유심을 개통하다

  아르헨티나 통신사는 CLARO, MOVISTAR, 그리고 PERSONAL이 있다. CLARO와 MOVISTAR는 다른 남미 국가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다. 퀄리티는 셋다 비슷한데, 현지 친구들에게 듣기로 PERSONAL이 가장 기지국이 많고, 충전하기도 편할 것 같다고 해서 선택했다. 역시 나의 선택은 옳았다. 나중에 글을 올릴 것이지만, 아르헨티나 북부 후후이 여행을 할 때 내 휴대폰은 시그널이 잡혀서 상당히 유용했기 때문이다. 내가 방문한 PERSONAL 매장은 숩떼 B 라인 FLORIDA 역 앞에 있는 곳이었다. 여권은 필참 해야 한다. 매장으로 들어가면, 왼쪽 인포메이션에서 줄을 서서 기다린 다음 순서가 되면 유심을 개통하러 왔다고 하면 된다. 그러면 번호표를 주는데, 기다리고 있으면 담당자가 불러줄 것이라고 친절하게 안내해 주었다. 조금 기다리니 담당자가 나를 불렀고, 자리로 가서 여권을 제출한 다음 체류기간, 집주소 등 질문에 대답을 하였다. 그리고 곧 유심이 개통이 되었다. 물론 유심비는 무료이다. 충전은 근처 키오스코에서 하면 된다고 안내를 받았다. Mi personal 어플을 다운로드하면 잔액 표시가 나오고, 신용카드로 충전도 할 수 있으니 참고하는 것이 좋다.





마쇼 광장 (Plaza de Mayo)

  스타벅스에서 한숨을 돌린 후, 마쇼 광장으로 향했다. 중남미 배낭여행 인솔자로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들르면 팀원들에게 꼭 소개를 해주는 곳이기에 어쩌면 나에게는 지겨울 수도 있는 곳이지만, 이렇게 좋은 날씨에는 꼭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쇼 광장 주변에는 빼놓을 수 없는 관광지와 환전소 거리로도 유명한 Florida 거리도 위치해 있어서, 여행자라면 안가 볼 수가 없는 곳이다. 

  마쇼 광장 가운데에는 아르헨티나 국기를 만든 독립운동가 마누엘 벨그라노 기마상이 있다. 그리고 광장 주변에는 하얀 두건들이 그려져 있는데, 이것은 "마쇼 광장의 어머니"들을 상징하는 것이다. 매주 목요일 오후 3시, 하얀 두건을 쓴 어머니들이 집회를 한다. 1970-80년대 군부 통치에 대항하여 수많은 젊은이들이 민주화 운동을 나왔으나,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다. 그리고 그 젊은이들의 어머니들이 머리에는 아기 기저귀 천을 두르고 조용한 시위를 시작하였다. 어머니들의 조용한 시위는 1977년 이후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아르헨티나 근현대사를 공부하다 보면, 시기 상 우리나라와 비슷한 역사들을 간직한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슬픈 역사들 말이다.

순서대로 까사로사다 대통령궁, 까빌도 (스페인 총독부)
'마쇼 광장의 어머니들' 상징인 두건과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대주교로 재직했던 대성당


  여행지가 아닌 삶으로 다가온 부에노스 아이레스. 익숙한 도시였던 이곳의 모든 것들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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