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팔리는 집 만드는 인테리어

by 온행


‘내 집’은 언제나 소중하다. 사물 중에 가장 애정을 쏟는 상대임에 틀림없다. 다만 나는 언제든 때가 되면 떠날 마음 가짐으로 살다 보니, 다음 사람을 염두에 두고 집을 단장한다.


매물을 보러 다니면, 인테리어에 있어 세 종류의 집이 있다. 1) 입주 이후로 인테리어를 전혀 하지 않은 순정 상태의 집, 2) 취향과 유행에 맞게 잘 인테리어된 집, 3) 나의 취향에 안 맞게 인테리어된 집.

이 중 가장 선호되는 형태는 물론 2) 취향과 유행에 맞게 잘 인테리어된 집이다. 다만 이런 집은 극소수라는 걸 명심해야 한다. 왜냐하면, 인테리어는 의외로 유행에 민감하다. 몇 년만 지나도 유행이 바뀐다. 게다가 큰 돈 들여 트렌드에 맞춰 인테리어 해 놓고, 2~3년만에 집을 파는 사람은 거의 없다. 주인의 취향대로 공사하고, 충분한 기간을 살다가 매물로 내놓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므로 그 집을 사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미 유행이 지난 인테리어로 보일 가능성이 높다.


1)순정 상태 집과 3)취향에 안맞는 집 중에서는 1)이 월등히 선호된다. 준신축~구축 아파트 수요자들은 매수 단계에서부터 인테리어를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에, 1) 상태의 집을 ‘백지 상태’로 생각하고 자신의 스타일을 쉽게 그릴 수 있다. 그리고 1)은 오래되고 촌스러운 외향이기 때문에 가격 면에서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조정하여 매수하기 쉽다.


3)취향에 안맞는 집은 두 가지 측면에서 비선호된다. 첫째로, 내가 살(live) 모양이 즉각적으로 이미지화되지 않는다. 집주인의 취향이 강하게 드러나있기 때문에 긍정적인 방향으로의 상상력을 제한하는 것이다. 둘째로, 인테리어 공사에 불편함이 생긴다. 부엌 아일랜드 식탁, 장식장, 각 방의 붙박이장, 제작 가구 등 철거해야 할 물품이 더 많다. 특히 화장실은 첫번째 인테리어 공사에서는 보통 덧방 시공을 하지만, 두번째 공사에서는 무조건 철거를 해야한다. 비용 문제뿐 아니라 공사 하자 발생 측면에서도 불리하다. 게다가 모든 걸 차치하고, 집의 첫 인상이 망가진다. 취향에 안 맞는 인테리어는 현관에서부터 부정적인 인상을 주기 십상이다. (이 경우 매도 뿐 아니라 전월세 세입자 유치에서도 불리하다.)


그렇다면 집주인 입장에서 어떤 형태의 인테리어가 가장 유리할까? 트렌드를 뛰어넘는 감각을 가진 능력자라면 ‘몸만 들어와 그대로 살아도 될’ 감각적인 요즘 스타일로 인테리어 공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경우라면 인테리어 비용을 집값에 얹어 매물로 내놓아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집값 상승기라면 비교대상이 되는 다른 매물보다 비싼 가격에 집을 팔 수 있을 것이다. 집값 하락기라면 거래가 이루어지기 힘든 상황에 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는 메리트가 될 것이다.


힙한 감각의 능력자가 아니라면, 나는 최소한의 공사를 권한다. 인테리어 세계의 유행은 생각보다 빨리 변하고, 사람들의 취향도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살 집과 팔 집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본 결과, 내가 생각하는 인테리어 공사는 이 정도면 충분하다. 사는(live) 동안의 편의성과 집을 보러온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매력을 갖추기 위한 조건이다.

밝은 벽지

밝은 몰딩

주방 동선 개선

깨끗한 화장실

밝고 심플한 조명


밝은 벽지와 몰딩은 집 전체를 밝게 해준다. 밝아야 넓고 높아 보인다. 몰딩과 벽지의 색이 대비되면 좁고 답답해보인다. 벽지와 몰딩을 밝게 하면 새로 단장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집의 연식을 젊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거실과 연결되어 있으면서 가족들이 많은 시간을 보내고, 특히 기능적인 부분이 중요한 곳이 주방이다. 주방이 좁고 동선이 나쁜 경우에는 ‘이 집에서 살기 불편하겠다’는 인상을 즉각적으로 받는다. 구축 2bay 아파트의 경우 주방 동선이 나쁜 경우가 많은데, 이 부분이 개선되어 있는 집이 경쟁력이 있다. 그리고 내가 사는(live) 동안 삶의 질을 올려주는 중요한 포인트이다.

더불어 화장실은 순정 상태인 경우 아무리 부지런히 청소를 해도 낡은 느낌을 줄 수 밖에 없다. 타일이 낡고, 줄눈이 상하고, 도기류가 낡기 때문이다. 주방과 같은 이유로, 화장실은 어느정도 단장하는 것이 좋다.


나는 구축 상가주택, 구축 아파트, 준신축 아파트의 인테리어 경험이 있다. 셀프 인테리어도 해 보았고, 턴키도 해 보았다. 공통적으로 중요한 것은 집의 컬러와 톤을 정하는 부분이다. 베이스가 되는 벽지와 시트지 컬러는 최대한 밝고 심플하게 유지한다. 이런 부분에 나의 취향을 넣으면 수년 후에 유행이 바뀌었을 때 금세 촌스러워지고 만다.

부엌, 화장실, 현관 등의 타일도 평범한 가격의 심플하고 밝은 컬러를 선택한다. 다시 한 번, 취향을 넣으면 나중에 촌스러워진다. 고급스러운 수입산 타일도 좋지만, 전체 집의 인테리어 톤을 고급스럽게 설정하지 않기 때문에, 타일에만 돈을 태우는 건 밸런스가 맞지 않다.

싱크볼, 화장실 도기 등은 비용이 조금 더 들더라도 신제품을 선택한다. 삶의 질을 올리는 기능이 탑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조명은 기능과 디자인 면에서 집을 완성하는 마무리 포인트이다. 심플하게 천장에 붙어 천고를 높아 보이게 하면서 밝은 조도를 가진 신제품으로 교체하는 것이 좋다. 공간에 따라서 포인트가 되는 예쁜 디자인으로 살짝 취향을 넣을 수도 있다. 조명은 교체가 쉬우므로 다음 입주자도 취향대로 교체할 수 있다.

목공 공사는 최소화한다. 비용도 많이 들고, 제작 가구를 설치했을 때 다음 입주자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지 않는 경우 매력도가 감소한다.


집을 보러 온 사람들은 현재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을 둘러보며 자신의 삶을 상상한다. 내가 딸을 둘 가진 부모라면, 임장 간 집에 딸 둘의 방이 예쁘게 꾸며져 있는 모습을 보며 편안함을 느끼고, ‘우리가 이 집에서 이렇게 살겠구나’라는 상상을 즉각적으로 하게 된다. 반면에 핑크빛 제작 가구가 온 방을 채우고 있고, 하트와 별이 가득한 벽지를 보며 ‘우리 애들은 군대 가 있는데 이 방은 못쓰겠네’라는 생각이 즉각적으로 떠오르는 가족도 있을 것이다. 기능적으로 불편함이 없어 보이면서, 내가 상상할 수 있는 여백이 있는 집을 만드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인테리어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다.


내 취향을 듬뿍 담아 큰 돈 들이는 인테리어는 내 집이 '완성'된 상태에서 하면 된다. 더이상 갈아타기를 하지 않아도 될만한, 내 상황에서 살 수 있는 최선의 집을 샀을 때 내 감각과 취향을 뽐내보자. 나 또한 그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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