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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하루 onharuoff Nov 26. 2023

밀푀유나베가 맛있는 이유

밀푀유나베는 우리식으로 말하면 소고기 배추 전골이이다. 밀푀유+나베(냄비), 프랑스어와 일본어의 합성어이다. 밀푀유는  1000을 뜻하는 ‘mille’과 잎사귀를 뜻하는 ’feuille‘의 합성어로 ’천 겹의 입사귀‘를 뜻한다. 이름 그대로 수많은 밀가루 반죽이 겹겹이 쌓여 있는 형태로 되어있다. 얇게 썬 소고기와 배추, 깻잎을 겹겹이 냄비에 담아 끓여 먹는 전골이다.


지인분인 밀푀유나베를 하는 것을 보고 하는 방법이 쉬워서 집 어르신들에게 일요일 특식으로 해드렸다. 국물은 평상시에 엄마가 여러 가지로 만들어 놓은 것이 있기에 그 국물에 겹겹이 쌓아서 만들었더니 그럴싸해 보였다. 엄마가 소화력이 좋지 못해서 음식을 많이 못 드시는데, 이 밀푀유나베만은 아주 맛있게 많이 드신다. 평소 주방에서 내가 무언가를 만들면 간섭(?)이 심하신 편인데 이것을 만들 때만큼은 내가 하는 데로 그대로 놔두신다. 당신이 못하는 음식이라 여기시면 그냥 쳐다만 보신다.

샤브샤브용 호주산 홍두깨살을 지인이 준 배추와 깻잎으로 켜켜이 해서 큰 전골냄비에 담아 육수만 부어서 끓이면 끝이다. 육수의 간은 참지액젓과 소금으로 맞추었다. 찍어먹는 소스는 집에 있는 간장+식초+연겨자를 섞어서 간단하게 먹는다. 마지막 남은 국물에는 소면이나 중면을 넣어서 먹으면 끝까지 맛있게 먹을 수 있다.

평소 엄마가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잘 몰랐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잘 드시는지에 대해 지금도 잘 모른다. 좋아하시는 음식을 물어봐도 항상 아무거나 이시다. 그래서 가끔은 색다른 음식점을 모시고 가서 함께 식사를 한다.


외식보다는 집밥을 해 드시는 것이 익숙한 두 분이시라 부모님 함께 가면 한식 위주로 선택하게 되고, 엄마와 단 둘이 가면 평소와 다른 퓨전 음식을 먹어보러 간다. 올해는 몇 번 못 갔는데 내년에는 한 달에 한 번은 함께 보고 먹는 시간을 가지려 해 본다. 집에서 하는 내 음식은 형편없으므로, 집 밖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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