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활동을 한참 많이 하던 때, 주변 분들이나 강사가 되고자 관심 있는 분들이 자주 묻는 질문이
강의는 말만 잘하면 되지 않아요?
라면서 끝에 덧붙이는 것이 "난 말하는 것은 좀 잘 하는데 ~"라고 한다. 그 말에 여러 가지 준비하고 필요한 것들을 이야기하면 조용해진다. 강의는 말을 못 하여도 상대에게 감동을 주고, 동기부여를 줄 수 있고, 필요한 내용을 전달할 수 있다. 얼마만큼 그 내용에 대해서 충분히 고민을 하고, 어떻게 하는 것이 듣는 이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을지를 생각하고, 연습을 하면 충분히 가능하다.
예전처럼 강의를 많이 하는 것도 아니지만 5분 내외의 짧은 스피치를 해야 하는 자리도 있고, 30분 정도의 강의를 해야 하는 일도 있다. 짧던 길던 무언가 말한다는 것은 매번 고민이 되고, 새로운 주제는 많은 생각의 시간을 갖는다. 같은 주제의 강의도 같은 말과 자료를 사용하기 싫어서 조금씩이라도 수정하려 노력한다. 그렇다고 해서 강의를 아주 잘하는 고수는 아니다.
강의 무대에 서는 것은 아직도 매우 긴장이 되고, 준비가 안된 곳에서 스피치를 하는 것은 되도록 피하고 싶다. 그리고 끝나고 나면 아쉬움이 많이 남게 된다. 스스로는 말을 참 못 하는 강사라 생각한다. 말을 잘 못하기 때문에 내용을 논리적으로 연결하고, 그 근거자료를 제시하는 것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려고 노력한다.
스피치나 강의를 처음 하는 분들이 어떻게 준비하면 좋겠냐고 물어보면 다음과 같은 프로세스를 이야기한다.
프로세스라고 하다보니 항목이 길어진 것 일뿐이다.
1. 큰 주제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소 주제를 선정한다.
2. 무슨 이야기를 할 것인지 키워드를 종이에 써 내려간다.
3. 키워드에 해당하는 신문자료 등이 필요하면 서치하여 키워드 옆에 적는다.
4. 여러 키워드를 공통된 것으로 묶어 낸다.
5. 주제와 너무 벗어나거나 주어진 시간에 내용이 많으면 줄인다.
6. 강의자료 PPT를 만든다.
7. 30분 이내라면 자료로 실제 시간에 맞춰 강의연습을 한다.
8. 시간, 주제, 내용 등에 맞춰서 계속 수정을 거듭한다.
강의를 하는 분들 마다 나름의 방법들이 있겠지만, 내 경우는 이렇게 준비하는 것이 편하다. 1번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주제가 주어지지만 그 주제에 맞게 소주제로 내용을 풀어나가는 방식은 사람마다 모두 다르다. 그리고 5번까지 종이에 열심히 쓴다. 빠르게 주제에 따른 스토리가 잘 풀릴 때는 종이에 작성하는 시간이 짧지만, 그렇지 못할 때는 시간이 날 때마다 키워드도 적고 마인드맵 형태로 그림도 그리고, 책이나 뉴스 등을 찾아서 오랜 시간 읽어나간다.
5분의 짧은 스피치를 준비할 때는 아직도 무조건 외운다. 특히 스피치가 처음인 분들에게는 짧은 스피치는 외운 티가 나지 않게 외우라고 한다. 강의 고수인 멘토는 짧은 스피치를 준비할 때는 3~4가지 내용으로 준비해서 그때 상황에 맞는 것을 꺼내서 스피치 한다고 하지만, 고수가 아닌지라 한 가지 주제도 자기 것으로 소화하는 데 시간이 상당히 걸린다. 7,8번은 30분 이내 강의나 스피치 일 때만 반복 연습을 하는 것이지 1시간이 넘는 강의는 쉐도잉 시간은 많이 갖는 편이다. 시간이 길 때는 단락별 키워드 중심으로 반복적으로 어떤 스토리로 엮을 것인지를 쉐도잉을 많이 하면서 연습한다. 강의시간이 2시간이 넘어가면 준비할 때 맥락 중심으로 전체 강의를 연습하는 편이다.
실제 연습을 할 때, 자신의 언어로,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언어로 수정을 거듭하는 것이 필요하다. 간혹 어떤 자리에서 보면 규격화된 틀에 박힌 스피치를 외워서 하다 보니 딱딱하고, 잊어버려서 당황하는 모습을 종종 본다. 틀은 있어도 단어나 어투는 자신이 편하게 할 수 있도록 자기화가 가장 중요하다. 아니면 그 말이 원래 자신의 말인 것처럼 자동적으로 튀어나올 때까지 연습을 하거나이다. 다른 사람이 쓴 말이 아무리 좋은 문구라 할지라도 자신에게 맞지 않은 문구나 어투가 있다. 그것을 그대로 복제하는 능력을 가진 분들도 있지만 나처럼 평소 내 몸에 맞는 언어가 아닌 언어는 불편함을 느낀다면, 좋은 말이라도 빼버리는 것이 필요하다.
일 때문에 따로 연습시간을 내기 어려울 때는 이동하는 지하철 등에서 머릿속으로 계속 이야기 연습을 한다. 이 이야기 다음에 어떤 말을 하고, 다음에는 이 내용을 이야기를 해야지 하면서 머릿속에서 말의 구조를 짠다. 중요한 자리에서의 짧은 스피치는 걸으면서도, 지하철, 화장실 등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연습을 한다. 중요한 무대에서는 긴장을 하기 때문에 준비한 내용을 잊어버리는 일이 종종 있기 때문이다.
글을 잘 쓰는 분들이 많은 자료와 알고 있는 내용을 함축적으로 논리적으로 자신의 언어로 연결하듯이 말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의 언어가 될 때까지 반복 연습, 또 연습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