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지금 한창 단풍이 절정에 달하고 있다. 어디에 가도 울긋불긋한 풍경 때문에 가던 길을 멈추고 가만히 쳐다보게 된다.
서울에서 태어나서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아파트에 살아온 나에게 집이라 하면 사각형의 모양의 건물이다. 물론 집을 그려보라고 하면 살았던 기억도 나지 않은 세모 지붕이 있는 주택의 모습이지만 말이다.
일하는 곳도 대부분 도심 중에서도 사람이 많이 다니고 높은 빌딩이 즐비한 테헤란로 주변이다. 아니 이었다. 최근에 경기도 광주권으로 사무실이 옮겨진 뒤로 지하철에서 자차로 출근길을 오가고 있다.
높은 건물보다 숲과 나무, 그리고 냇가가 눈에 먼저 들어오는 곳으로 아침저녁 왔다 갔다 해보니
이제야 가을이 제대로 보이기 시작했다.
건물에 가려져 아니면 갇혀 있던 나무의 모습이, 물결이 그리고 그러한 자연의 색들이 어떻게 마음을 치유해주는지를 말이다.
자연 속에 집과 건물들이 나지막이 어우러져 있는 모습들을 보면 가을의 색상들이 너무나 아름답다. 그렇게 자연을 몇 달간 보다 보니 도심 속에 무심하게 지나쳤던 가을을 보게 되었다.
물론 그동안 일 때문에 국내 곳곳을 계절별로 돌아다녔기 때문에 '와'하는 감탄이 나오는 풍경을 못 본 것은 아니지만 보고 오면 그때뿐이었고, 그 감흥이 오래가지도 않다 보니 지나치던 계절들이 많았다. 그런데 제대로 보기 시작하니 이제 내 주변의 나무들이 뿜어내는 가을을 느끼게 된다.
차가운 도시 속에서 온도로 한 계절을 지나가곤 했는데, 이제는 여름의 시원한 녹색의 물결을 강하게 느끼다가 자고 일어나면 바뀌어가는 노란색, 붉은색, 갈색, 샛노란색 등 형형색색의 가을을 보내고 있다. 겨울에 앙상한 가지들에 눈이 내리면 또 얼마나 아름다울까?
물론 내 거처는 아직도 도심 속의 아파트여서 25층, 30층의 건물이 나무들을 둘러싸고 있지만 위에서 쳐다보면 아기자기한 단풍들이 보이고, 아래로 내려오면 하늘로 건물과 어우러진 자연을 본다.
가을을 보내면서 마음 치유의 시간을 갖는다.
* 티스토리를 통해서 함께 공개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