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에 작은 공터가 있다. 원래는 공사하고 남은 자재들이 쌓여 있던 곳으로 정리하고 나니 자그마한 공간이 생겼다. 아래로는 냇가와 접해 있고, 반대편은 동네에 차가 지나가는 곳이다. 자재들을 쌓아 놓았던 곳이라 땅은 아주 척박하다. 작년에는 냇가쪽으로 개나리, 산딸기 나무, 이름 모르는 나무, 덩쿨 나무들이 엉켜있었는데, 작년 겨울쯤 이곳의 나무를 몽땅 베어버렸다. 산딸기 나무가 많아서 길가는 분들도 자주 따먹던 곳인데, 그냥 다 자르고 뽑아버렸다.
뭐, 그래서 시원은 하다.
작년에는 꽃잔디와 해바라기를 심고, 꽃씨를 뿌렸는데, 꽃잔디는 아직까지도 살아나지 않고 있고, 해바라기는 작년에 잠시 피었다가 여름이 지나고 뽑아 버렸다.
꽃들도 척박한 땅이라 그런지 조금 피다가 크지 못하고 없어졌다.
다이소에서 구입한 꽃씨들이다. 원추리 씨앗은 작년에 있던 원추리에서 씨앗만 받아 놓았던 것으로 양이 많아서 앞 공터에 냇가쪽으로 많이 뿌려 심었다.
페튜니아와 에델바이스는 씨앗이 정말 먼지 처럼 작아서 어떻게 뿌려졌는지 조차 모를 정도였다. 양도 적어서 얼마나 씨앗을 띄울지 모르겠다.
백일홍은 씨앗이 커서 하나씩 심었다. 포장지처럼 꽃들이 잘 자라면 좋은데, 얼마나 잘 클지는 날이 좀더 따뜻해야 알 수 있다.
고랑파고 씨앗뿌리고 덮고, 물주고를 반복했다.
구입한 씨앗이 생각보다 적은 편이여서 좀더 구입해서 뿌릴 생각인데, 오늘 심은 것들은 모두 1년초라 다음에는 다년생 꽃씨를 구입해서 뿌려야겠다 싶었다.
작년에 버려진 땅에 꽃잔디와 해바라기 들이 자라면서 지나가는 분들이 보기 좋다는 칭찬도 들었고, 담배피던 자리였는데, 이 덕분에 담배피는 분들도 없어졌다.
꽃씨도 처음 심어보았고, 주말농장도 처음 했을 때는 모든 것이 어리버리하고, 시간도 많이 걸렸었는데, 이제는 마음이 여유롭다.
그 자그마한 경험도 쌓이니 하나의 루틴이 되고, 자산이 되었다.
가르쳐 줄 사람 아무도 없이 유튜브와 네이버에서 열심히 서칭하여 배워서 했던 1년차였던 2021년도. 기록을 제대로 남기지 않아서 아쉬웠는데, 올해는 가는 날은 기록해서 사진으로 남기던, 영상으로 만들어 놓던 그 역사를 남기려고 브런치와 블로그에 쭉 연재하려 한다.
아무리 듣고 가르쳐 줘도, 직접 해봐서 좋던 나쁘던 결과치를 경험해봐야 내 것이 됨을 이 자그마한 땅에서도 느낀다.
도시녀의 좌충우돌 주말농장은 다음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