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늘하루 onharuoff Feb 18. 2022

2022년 4월, 주말 농장 2년차의 시작


방이나 사무실에 있는 나무, 식물들은 내 손에만 오면 얼마 안가 시들시들해지고, 어느 순간 화분이 사라진다. 내 방에 딱 하나 남아 있던 미니화분도 얼마전 다육이로 교체하기 위해 다른 집에 옮겨졌다. 내 방에서는 새로운 잎도, 크게 자라지도 못하던 식물이 그 분집에 가니 조금씩 자라기 시작했다.


그런 내가 2021년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친환경농장에서 주말농장을 시작하였다. 같이하는 분도 초보, 나는 정말 생초보자 이렇게 둘이서 무턱대고 주말농장을 시작하게 되었다.

러던 내가 1년아니 개월수로는 8개월의 시간을 거치면서 조금씩 땅과 친해졌다. 같이하는 분이 하는 주말농장에 그냥 도와주기 위해 시작했고, 몇달간은 솔직히 속으로는 투덜거리면서 의무감으로 작물들을 보살폈다. 내 특성이 하기싫은 일도 맡겨지게 되면 어떻게 하든지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에 이 농삿일도 나에게 주어진 하나의 일일 뿐이었다.

농작물들이 하나씩 커가고 우리의 식탁을 풍성하게 만들면서 땅의 소중함과 가꾸는 기쁨을 가지게 되었고, 밭에서 일하는 그 시간이 나에게 힐링이 되고 스트레스를 풀게 되었다.

내년에도 다시 해야지하는 마음으로 2022년의 신청날짜를 기다렸다.


2 7 2022 신청이 시작된다는 문자를 받고는 그날 9시가 되기만을 기다렸다. 9 30분쯤 원하던 농장에 신청하고 바로 입금하여 예약 완료하고 나니 큰 일을 하나 마친 느낌이었다. 내 할바 다 했으니 하는 마음으로 신청현황을 눌러보았다. 하기 전까지는 얼마나 그렇게 빨리들 신청하겠어하는 생각이 많았었는데, 사람들이 정말 빠르게 신청하구나 싶었다. 내가 신청한 농장도 신청하고 보니 절반이 이미 예약이 끝났고, 남양주 쪽 농장은 이미 예약 완료였다.

오픈 당일 신청안했으면 원하는 농장에 신청을 못했구나 싶었다.


작년에는  3구역,  3고랑을 신청할  있었는데, 올해는 최대 4구역까지 신청이 가능하다. 이정도면 상당히 다양한 농작물을 심을  있는데, 작년에 같이 하던 분과 올해 어떤 것을 심을지 이야기하고 있다. 작년에 일찍 심어 냉해를 입어서 다시 심었던 작물은 좀더 늦게 심기로 했고, 올해 새롭게 무엇을 심을 것이지 벌써부터 설레인다.


이번에 꼭 심어야 할 것으로는 고구마와 수박이다. 고구마는 작년에 못심고 넘어갔는데, 다른 밭에서 손목 굵기의 고구마를 주렁주렁 캐는 것이 부러웠고, 같이하는 분은 밤고구마를 좋아한다기에 올해는 심어보기로 했다. 수박은 작년에 실패와 성공을 반복했었다. 처음 심은 모종은 추웠는지 자라지 못하고 죽었고, 그해 첫 번째로 먹은 맛있는 수박의 씨를 재미 삼아 동네 앞 작은 텃밭에 뿌렸다가 싹이 나서 모종이 되어 밭으로 옮겼는데 그것이 열매를 맺었던 것이다.


다른 밭 분들도 지나다니면서 자라는 수박을 신기하게 쳐다보면서 어떻게 심고, 키웠는지 물어본 분들이 많았다. 순치기도 못해서 그냥 냅뒀더니 잘 자랐다는, 운이 좋았던 작물이었다. 한 5개 정도 아이 얼굴만한 크기의 수박을 얻었다.


그분과 함께 올해는 매일 주말농장에  때마다 기록을 하기로 했다. 작년에 사진으로만 띄엄띄엄 남기고, 말았었는데, 올해는 영상과 사진과 함께 매일을 기록해보려 한다.

손으로 키우는 식물을 잘 자라게 하지 못했던 내가 주말농장을 하면서 정성을 쏟으면서 가꾸고 잘 자라는 것을 배우고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고, 가족들의 식탁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니 1석 2조의 기쁨을 올해도 누리려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2. 2021년 주말농장의 끝, 그리고 엄마표 백김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