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소설
눈은 마음의 문이라고 합니다. 힘든 상황이 와도 눈을 감고 고요히 상황을 바라보면 감정을 소비할 일이 아니라는 것이에요. 눈을 닫는다는 건, 마음의 스위치를 끈다는 것과 동일해요. 저는 오늘 그대의 신경질에 평소 같았으면 함께 짜증을 낼 수도 있었겠지만, 마음을 끄는 시도를 했어요. 우리가 살면 얼마나 오래 살고, 우주에서 크면 얼마나 큰 존재일까 생각하니 그대를 향한 일시적 분노가 사랑으로 변모했어요. 눈을 감고,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마음의 원인을 느끼고, 상대의 입장을 생각하고, 다시 내 입장을 보니 그리 화낼 일이 아니란 결과에 다다랐습니다. 얼마나 답답했으면 가까운 저에게 마음을 쏟아놓았을까요.
저는 평생을 열렬히 사랑하겠다는 거짓말은 못하겠습니다. 그대가 생물에서 사물이 되어가도 외면하지 않겠다는 약속은 지킬 수 있습니다. 저는 커피가 아닌 차에 가까운 사람입니다. 삶의 진실을 알려주는 사람, 사물의 이면까지 보도록 안내하는 사람, 지혜를 함께 알아가는 사람. 그대가 지금처럼 삶의 진리가 되어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