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마라톤과 마라탕 사이의 보폭

by 온화수

인생은 쉼 없이 달려야 한다는 마라톤의 강박과, 즉각적인 쾌락을 종용하는 마라탕의 유혹 사이를 끝없이 배회하는 과정이다. 완주라는 거창한 목표에 숨이 차다가도, 때로는 맵고 얼얼한 자극에 기대어 오늘의 고단함을 망각하려 애쓴다.


​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그 극단적인 두 지점 사이에서 '나만의 자리'를 발견하는 일이다. 남들이 정해놓은 코스를 이탈하더라도, 혹은 유행하는 맛에 길들여지지 않더라도, 자신만의 보폭으로 묵묵히 걸어갈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속도는 그리 중요치 않다. 마라톤의 비장함도, 마라탕의 화려함도 아닌, 오직 나의 숨소리에 귀 기울이며 걷는 그 걸음걸이야말로 가장 신사적인 생의 태도이기 때문이다.


마라톤의 비장함에 지치고 마라탕의 자극에 속이 쓰릴 때쯤, 비로소 우리는 깨닫게 됩니다. 인생은 완주도, 식도락도 아닌, 그저 내 발등을 바라보며 묵묵히 걷는 '마이웨이'라는 사실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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