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아온 곳은 깡촌도, 도시도 아닌 어중간한 곳이다. 더구나 우리 집은 아파트 단지가 아닌 외진 곳에 있다. 2년 사이, 집 앞에 큰 길이 생겼지만, 그 전까진 흙으로 된 우리 집만의 골목이었다. 2차선 도로가 생겼음에도 여전히 집 옆엔 산소가 있고, 집 뒤엔 작은 산이 있다.
빨간 노을이 점차 검은 딱지가 질 때쯤, 엄마와 집 옆의 덜 식혀진 아스팔트 위에 앉았다. 저 멀리 공장단지들을 멍하니 응시하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엄마의 먼 어깨 너머로 연두색 형광펜 같은 점이 3초가량 날다가 검어지기를 반복한다. 보자마자 엄마 말을 끊고 다급하게 말한다.
“엄마, 나 반딧불 처음 봤어.”
“반딧불? 여기가 아직은 그래도 공기가 좋은가 보네.”
“나는 여행도 많이 안 다녔고, 여기가 그리 시골도 아니니까 직접 보는 건 처음이야.”
“어려서 그래도 엄마가 많이 데리고 다녔어 너.”
“기억이 안 나는 걸.”
“엄만 내가 어렸을 때 우리 집 주변에서 반딧불 본 적 있어?”
“봤지.”
이번엔 엄마가 나의 먼 어깨 너머에서 반딧불을 발견한다.
“뒤에 있다. 반딧불이 진짜 아직도 있네.”
“엄마, 반딧불은 참 신기한 거 같애. 어떻게 저런 빛이 나오지? 건전지라도 껴있나?”
나의 엉뚱한 말에 엄마는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