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낮 12시 부근이었다. 내가 부엌에서 쿵쾅거리자 엄마는 일어난다. "밥 먹자."라며 나의 혼밥 예정에 승차한다. 엄마는 부엌 밖에 누워서 허리가 쑤시고 다리가 아프다며 하소연을 한다. 내가 밥을 차릴 때면 엄마 하소연의 강도는 더더욱 높아진다. 가부장적인 문화 때문이라기보다는 자식 걱정을 하는 미안한 마음에서다.
나는 알아서 챙겨 먹으니 이제는 나보고 해달라는 단계에 이르렀다. 어제 배달시켜 먹고 남은 국물이 굳은 찜닭을 재 조리한다. 파를 넣고 기름을 두르고 남은 찜닭을 넣고 물을 붓는다. 올리고당을 조금 첨가하고 고춧가루를 넣는다. 냉장고에서 밑반찬을 꺼내고 식탁 위에 열어 놓는다. 밥을 공기에 담고, 숟가락과 젓가락을 놓는다.
"다 됐다." 나는 엄마와 남동생에게 알린다. 엄마는 식탁 앞에서 남동생에게 재차 알린다. "다 됐다니까." 나는 엄마에게 말한다. "냅둬. 먹고 싶으면 알아서 오겠지." 남동생에게 들리게.
다 먹고 나서 먼저 일어선다. 싱크대 앞에서 내가 사용한 그릇들을 씻는다. 엄마는 여전히 내 등 뒤에서 흡입하고 있다. 내가 설거지를 시작하자 엄마는 나를 힐끔 돌아본다. 엄마는 "어우 짜다."하면서 내게 얼른 프라이팬과 큰 식기들을 건넨다. 남동생은 엄마에게 웃으며 말한다. "아까는 그렇게 맛있다면서. 짠 거 맞아? 입으로 설거지를 했네." 엄마는 멋쩍게 웃는다.
그녀는 후식을 시작한다. 배스킨라빈스 패밀리 사이즈를 여유롭게 흡입한다. 설거지가 끝나고 식탁을 행주로 쓸으며 엄마에게 묻는다. "맛있니?" 그러자 엄마는 "그래. 맛있다."라고 답한다. 그래서 나는 다정하게 다시 말한다. "그래. 많이 먹어야 쑥쑥 자라지. 옆으로."
엄마는 먹던 아이스크림을 뿜으며 내게 말했다. "이 자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