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퇴는, 아직이다

묵국수

by 온이담


푹푹 찌는 날씨에, 시원한 묵국수가 생각나 아기를 유모차에 태우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시장에 갔다.

시원한 살얼음이 동동 뜬 육수에 아삭한 김치와

말캉하게 부드러운 묵이 듬뿍 담긴 묵국수를 사고, 살랑이는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오는 길.

아기 분유부터 챙기고, 아기가 잠든 틈에 시원하게 묵국수를 한 그릇 먹을 생각을 하니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다행히 아기는 새근새근 침대 위에서 곤히 잠들었다.

드디어 묵국수를 먹을 때가 됐다!

콸콸콸 시원한 육수에 소면을 넣고 슥슥 버무리며, 국물 한 모금 떠 넣으니 오늘 하루의 피곤함이 씻겨 나간다.

평화롭다 싶은 그때,

“으아아앙”

아기 울음소리가 방 문 넘어 들려온다.

다시 아기를 안고 어화둥둥 재우는데,

반쯤 감긴 눈으로 안겨 있기만 하고 좀처럼 잠들지 않는다.

그렇게 계속 시간은 가고,

내 묵국수 면발은 점점 더 질펀하게 퍼져만 간다.

아직 면은 먹지도 못 했는데...

마음이 조급해진다.

하지만 아기의 눈은 여전히 감기지 않는다.

철없는 엄마의 머릿속은 온통 살얼음 동동 띄운

묵국수 생각뿐.

육퇴는, 아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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