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짧은 아기
어렸을 때부터 입이 짧았던 탓에 엄마는 한 숟가락이라도 더 먹이려 졸졸졸 나를 따라다녔다고 했다.
그런데 이제는 엄마가 된 내가 분유를 들고
아기에게 속삭인다.
“제발 조금만 더 먹어줘.”
분명 지난주까지만 해도 배고프면 세상 서러운 표정으로 눈물을 뚝뚝 흘리며 우는 아기였다.
그리고 분유를 주면 입이 먼저 마중 나와 허겁지겁 젖병을 물고는 인중에 송골송골 땀이 맺히게 먹었다.
그렇게 잘 먹던 아기가 이제는 분유 먹는 자세만
해도 다리를 쭉 뻗으며, 그 자세가 싫다고 외친다.
그래도 아기를 달래서 다시 분유를 주지만,
반도 안 먹고는 혓바닥으로 젖꼭지를 밀어낸다.
처음에는 의사표현을 하고 있는 아기의 성장이
대견하고 신기하기만 했다. 그리고 다른 것에
더 흥미가 있는 듯 이리저리 눈동자를 돌리는 표정과 살짝 내미는 혓바닥은 그저 귀여웠다.
그런데 하루 이틀 분유를 다 먹지 않고 거부를 하니, 애가 타기 시작했다.
혹시 자세가 불편한가 싶어, 안은 팔의 방향을 바꿔보고, 정면으로 눈 맞춤을 할 수 있는 자세로도 시도해 봤다. 그러면 잠시 잘 먹는 듯하다가 또다시 다리를 쭉 뻗고 , 배를 앞으로 내밀고, 입을 삐쭉대기
시작한다.
사실 가장 걱정되는 ’ 엄마가 아기의 불편함을
모른 채 억지로 더 먹이려고 했던 건 아닐까 ‘ 하는
거다.
그렇다면 이제 아기에게 분유 먹는 건 더 이상 즐거움이 아니다. 엄마인 내가 아기에게 먹는 행복을
빼앗아버린 건 아닐까?
오늘도 분유를 주기 전,
아기가 잘 먹어주길 간절히 바라면서 아기를 안고 자세를 고쳐 앉아 본다.
아이에게 먹이는 한 모금마다,
엄마의 마음이 닿아 사랑으로 기억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