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없는 존재의 마음이 듣고 싶을 때

더 많은 섬세함과 사랑

by 온이담


거실에 모여 앉은 우리 가족은 갈색털이 곱슬곱슬한 작은 푸들을 가족으로 맞이할지 사뭇 진지하게

회의를 했다.

당시 나는 매일 강아지 똥을 어떻게 치울지에 대해 걱정했지만, 막상 작고 귀여운 강아지를 데려오고 나니 그건 아무 일도 아니었다.

진짜 걱정은 축 쳐진 강아지에게 괜찮은지 묻지만 아무 대답이 없어, 아픈데도 그걸 내가 알아차리지 못하는 거였다.

만약 강아지에게 단 한 단어만 말할 수 있게 한다면

“아파”였으면 했다.

그럼 조금은 덜 불안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아기를 키우고 있는 지금,

처음에는 아기의 기저귀를 어떻게 갈 수 있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어느새 혹시 내가 너무 늦게 기저귀를 갈아준 게 아닐까, 아기가 얼마나 찝찝했을지,

그게 더 마음에 걸린다.

그리고 아기가 울 때면 혹시 어디가 불편한 건 아닌지, 어디가 아픈 건 아닐까 싶어 초조해지는

나를 보며,

그 어느 때보다

아기가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말이

“아파” 였으면 좋겠다.

그 한마디를 들을 수 있다면, 조금이라도 아기를

편안하게 해 줄 수 있지 않을까

말 없는 존재의 마음을 알아차리기 위해서는

더 많은 섬세함과 사랑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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