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수유
새벽 3시, 눈이 떠졌다
곧 우리 아기 새벽 수유 시간이 다가 온 거다.
고요한 새벽,
온 세상에 아기와 나 둘 뿐인 것만 같은 적막 속에서 번쩍 떠졌던 눈꺼풀이 다시금 무거워진다.
아기는 작은 입으로 쪽쪽쪽, 열심히 분유를 먹고
있지만 좀처럼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어느새 그 소리는 나에게 자장가처럼 들리고,
졸음과 책임 사이에서 엄마가 되는 중이다.
그러다 젖병을 잡은 손은 스르르 힘이 빠지고,
고개는 ”툭! “ 떨어지며, 감겼던 눈이 떠졌다.
아기는 여전히 온 힘을 다해 분유를 먹고 있다.
이제 세 모금만 쭉쭉 빨면 다 먹을 거 같은데,
줄어들지 않는 분유가 야속하기만 한다.
점점 인내심에 한계가 오지만,
다시금 ’ 참을 인‘을 되새기며, 아기에게 말한다.
“옳지 잘 먹는다. 우리 아기. 천천히, 천천히 먹으면 되는 거야~”
오늘도 이렇게,
내 안에 인내심 하나가 자랐다.
생각해 보니, 신생아 시절 아기에게 수유를 시작했을 때는 수유 텀이 두 시간이었기에 아기를 재우고 나서 침대에 누우면 다음 수유시간까지 한 시간도 채 남지 않았다. 그래서 하루하루 졸림과 피곤함에 시들어 갔다. 그럼에도, 수유 시간에 맞춰서 못 일어날까 걱정되어 알람까지 맞춰 놓는 ‘걱정 많은 엄마’였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엄마는 참 대단했다.
엄마가 되고 나니, 알람이 울리기도 전 이미 수유
시간이 되면 눈이 절로 떠지는 능력이 생겼다.
초보엄마의 밤은 아직 서툴지만,
분명 나는 엄마로 자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