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가 사라지면,
무엇이 함께 사라질까?

실존주의로 본 브랜드의 존재 이유

by ONIGIRI
목차
1. 살아남는 브랜드
2. 삶의 의미
3. 브랜드, 그 이후
4. 나를 닮은 브랜드

1. 살아남는 브랜드

언제부턴가 우리는 브랜드로 취향을 말하고, 브랜드로 나를 증명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브랜드가 쏟아지고 사라지는 요즘,

브랜드는 그저 유행을 타는 소비재처럼 느껴지곤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십 년, 심지어 한 세기를 훌쩍 넘어
오래도록 살아남는 브랜드들도 존재합니다.


사라지는 브랜드와 살아남는 브랜드의 본질적인 차이는 무엇일까요?

저는 그 차이가 ‘자신만의 존재 이유를 명확히 가지고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브랜드의 존재 이유를 어떻게 발견할 수 있는지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그에 앞서, 저는 먼저 인간 존재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브랜드는 인간을 닮아 있지만,

동시에 인간보다 훨씬 더 단순한 구조를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인간의 본질을 이해하면
브랜드의 본질 역시 훨씬 선명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입니다.


2. 삶의 의미


실존주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는 말했습니다.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


신발이나 방탄복처럼 ‘목적(본질)’이 정해진 뒤

만들어지는(실존) 사물과 달리,


인간은 먼저 태어나고(실존),
그 후에 자신의 의미(본질)를 만들어갑니다.


즉, 인간은 정해진 목적이 아니라
살아가며 ‘의미’를 구성하는 존재입니다.


그렇기에 인간에게 실존은 자유이자,

동시에 불안입니다.

한때 저는 카뮈적 관점에서

삶의 무의미함을 절실히 느낀 적이 있습니다.

아무리 돌을 정상까지 밀어 올려도

다시 굴러떨어지는 시지프의 형벌처럼,

삶은 의미 없는 반복 같았습니다.


‘왜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답하지 못했던

저는 질문을 바꿔보았습니다.


‘왜 죽지 않아야 하는가?’
‘죽었을 때 무엇을 남았으면 좋겠는가?’


이런 질문들을 던지자,
오히려 선명하게 떠오른 것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여전히 그 이유들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3. 브랜드, 그 이후


우리는 대체로 ‘사는 순간’보다

‘죽는 순간’ 앞에서 삶이 더 간절해집니다.


어쩌면 삶의 의미는 ‘생(生)’보다,

‘사(死)’에서 찾을 수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삶의 의미를 ‘죽음’에서 찾듯,

브랜드 역시 ‘사라졌을 때 드러나는 결핍’을 통해

그 존재의 가치를 더 분명히 인식할 수 있습니다.


이제 질문을 브랜드에 적용해봅시다.


“이 브랜드가 사라졌을 때, 무엇이 함께 사라지는가?”

그 결핍의 감각이 브랜드의 본질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예를 들어 넷플릭스를 떠올려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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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내일부터 넷플릭스가 사라진다면,

단순히 드라마나 영화가 아니라,
취향을 발견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누리는 즐거움이 사라질 겁니다.


이때 비로소 넷플릭스의 본질이 드러납니다.
‘취향의 발견지’, ‘지루함의 피난처’라는 정체성 말입니다.


애플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들은 언제 애플이 ‘죽었다’고 느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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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혁신’이라는 고유의 정체성이 사라졌을 때입니다.


기대감을 주지 못하고,
‘다름’을 보여주지 못하는 순간
애플은 존재하지만, 의미를 잃은 껍데기가 됩니다.


존재는 남아 있지만,
본질이 사라진 브랜드는
실질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4. 나를 닮은 브랜드


결국 인간과 브랜드는
모두 본질을 찾아가는 여정에 있습니다.


인간은 자신의 본질을 스스로 만들어가고,
브랜드는 그 본질을 상징하거나 제공하며 존재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의 본질과 닮은 브랜드를 사랑합니다.


당신은 어떤 브랜드가 사라졌을 때, 무엇이 가장 아쉬울 것 같나요?

그 대답이 곧, 그 브랜드의 존재 이유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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