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집중하기

by 기욤하우어




사람과 상황에 대해 품었던 기대들을 내려놓는다.


누군가가 나를 이해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 완벽한 반응을 기대하는 마음.


그 모든 환상이 조금씩 허물어질 때 불필요한 긴장이 사라진다.


이미 충분히 애써왔음을 깨닫는다.


남의 시선과 평가가 사라진 공간에서 나는 비로소 내 숨소리에 집중할 수 있다.


마음을 붙들던 생각들이 흘러가도록 내버려 둔다.


반복되는 일상의 선택이 나를 조금씩 보여준다.


오늘 무엇을 먹었는지, 어떤 길을 걸었는지, 어느 순간 눈을 감고 잠시 마음을 살폈는지.


사소한 결정들이 모여 하루를 만들고, 그 하루들이 쌓여 나를 이루는 것을 느낀다.


특별한 사건이 없어도 이런 작은 선택들이 삶을 채운다.


순간마다 머물며 집착 없이 관찰하는 마음이 생긴다.


사회적 기준과 개인적 만족 사이의 긴장을 인식할 때 마음은 한 발짝 물러난다.


더 높이 올라가야 한다는 압박이 순간적으로 사라지고 그 자리에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바라본다.


무엇을 줄여도 내려놓아도 삶은 충분히 이어진다.


고요하게 머무르는 이 순간 마음은 흔들리지 않는다.


일상의 뒤죽박죽 속에서 잠시 고요히 머문다.


비가 그친 거리 위에 반짝이는 물방울을 보고


창문 틈으로 스며드는 바람을 느끼며


나는 그저 존재한다.


욕심과 기대를 잠시 놓은 자리에서 마음의 평정이 자리 잡는다.


하루가 지나고 또 다른 하루가 오더라도 이 평정은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숨을 내쉬고 발을 멈추고 마음을 내려놓은 채 일상의 작은 순간에 머문다.


그 안에서 충분히 쉴 수 있다는 사실이 가장 오래 지속되는 위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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