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도 조금은 길고 무거웠다.
어깨가 뻐근하고 마음은 조금씩 늘어진다.
이 모든 피로의 근원은 쓸데없는 기준에서 시작된다.
남들이 만들어 놓은 기준, 끝없는 비교, 인정받고 싶은 욕심
이것들은 필요하지 않은 욕망이다.
그저 살아온 흔적과 하루를 견딘 발걸음만으로 충분하다.
타인의 울림을 이해할 수 있었던 순간들도
결국 내 안의 결핍과 상실 속에서 스며 나온 것이었다.
그 목소리, 그 그림, 그 글은 완벽하지 않아도 좋았다.
서툰 표현은 성장의 거부가 아니라, 오히려 오래 머무를 수 있는 여유였다.
사회적 인정과 자기만족 사이의 갈등 또한 그저 내려놓아도 된다.
남이 정한 기준을 붙잡지 않아도 이미 충분히 버텨온 나의 마음은 안전하다.
오늘 내가 붙들고 있는 지나간 시간 역시 놓아주어도 된다.
놓음이 곧 잊음은 아니며 마음이 평정될 수 있는 조건이 된다.
작고 느린 호흡으로 하루를 마주한다.
필요하지 않은 요구를 거둬내고 서툰 흔적을 그대로 두며
그냥 이 자리에서 잠시 숨을 고른다.
멀리 가지 않아도 된다.
지금의 느린 발걸음과 흔적 속에서 충분히 머물 수 있다.
그 자리에서 고요히 숨을 쉬며
조용히 하루를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