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이 전하는 평온

by 기욤하우어



유나는 산길을 따라 걸었다. 바위틈 사이로 새싹이 얼굴을 내밀고, 계곡 물이 바위를 스치며 ‘찰랑’ 소리를 냈다. 마음속에는 오늘 있었던 일들이 계속 떠올랐다. 친구와의 다툼, 내일 있을 발표, 혼자 해결해야 할 숙제와 고민. 숨을 크게 내쉬어도 머릿속은 요동쳤다.


그때 안개 사이에서 산신령이 모습을 드러내며 유나를 바라보았다.


“산신령님… 저는 늘 마음이 복잡해요.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정리가 될까요?”


유나는 나무에 등을 기대며 말했다.


“유나야, 마음이 계곡 속 돌처럼 여기저기 튀고 부딪치고 있구나. 중요한 건 걱정이 아니라, 자네가 먼저 작은 행동을 해보는 일이네.”


유나는 눈을 크게 뜨고 산신령을 바라봤다.


“그럼 지금부터 뭘 시작해야 할지 알려주세요.”


산신령은 계곡을 가리키며 말했다.


“껄껄, 마음을 멈추거나 잊으려 애쓰는 게 답이 아니네. 작은 돌 하나를 옮겨서 물길을 바꾸듯, 마음도 작은 행동을 먼저 해보게. 예를 들어, 오늘 가장 신경 쓰이는 일을 5분만이라도 먼저 해보라, 아니면 고민을 종이에 적어보는 것이네. 그러면 마음이 조금씩 정리가 되지.”


유나는 계곡 가장자리에 놓인 작은 돌들을 움직이며 물길을 바꾸어 보았다. 돌이 바위를 스치며 ‘툭’ 소리를 내자, 물결이 새로운 길을 만들었다. 그녀의 마음도 조금씩 정리되는 느낌이 들었다. 걱정이 사라진 건 아니지만, 작은 행동을 하나씩 해보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었다.


산신령은 허허 웃으며 말했다.


“마음을 편하게 만드는 것은 큰 계획이 아니라, 지금 할 수 있는 작은 일들을 해보는 것이네. 계곡의 물처럼 마음도 조금씩 흐름을 잡게 되지.”


유나는 눈을 감고 손으로 돌을 하나 더 살짝 옮겼다. 물소리가 바위를 부딪치며 맑게 울렸고, 동시에 마음속 혼란도 ‘툭툭’ 부서지는 느낌이 들었다. 햇살이 얼굴을 스칠 때, 그녀는 마음이 작은 행동으로 달라질 수 있는 것임을 깨달았다.


그날 유나는 천천히 산길을 내려오면서도, 마음이 복잡해질 때마다 가장 신경 쓰이는 일을 조금씩 해보거나, 종이에 적어 정리하는 방법을 떠올리며 걸었다. 걱정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었지만, 이제 그녀는 스스로 마음을 다루는 힘을 가지게 되었다.






브런치 - 산신령 치유 03.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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