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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집어당 Feb 17. 2021

네팔 히말라야 ABC 여행기 #1

첫째 날 - 꿈을 향하는 비행

첫째 날 (2017년 11월 17일) 인천출발-네팔 도착 거리 5940km 7시간 30분 걸음수 12,560보


긴 비행! 긴 기다림! 낯선 곳에서 흔들리다.   오전 5시 30분 인천공항행 리무진 버스를 탔고 인천공항에 9시 50분경 도착해 비행기 출발시각 13시 30분까지는 여유가 있다.

 

무인발권기에서 발권을 끝내고 짐을 부치고 출국장에서 북경가는 지인을 만나 차를 한잔 마시고 점심을 냉면으로 먹었다.


탑승구 앞에는 많은 사람이 카트만두행 비행기를 타려고 기다리고 있다.

한 무리의 고등학생들, 노년의 일본인 20여 명, 한국인 단체 트래커 20여 명, 네팔인으로 보이는 사람들로 비행기는 만석이다.


설레는 마음으로 탄 비행기에 뜻밖의 행운이 기다리고 있었다.

티켓을 보여주니 스튜어디스가 앞쪽 좌석이시네요 한다. 따라가니 비즈니스석으로 안내를 한다.

이코노미석인데 생각하며 티켓을 보니 비즈니스석이 맞다. 자동발권기에서 모르는 사이에 업그레이드된 것이다.


작은 행운이 기분이 좋고 앞으로 네팔여행이 순탄하리라는 기대에 넓고 편안한 좌석에서 7시간 30분의 설렘과 걱정의 시간을 지나 드디어 카트만두 트리부반 국제공항에 현지 시각 17시 30분 예정된 시간에 도착했다.


트리부반 공항은 인천공항에 비하면 아담한 붉은벽돌 건물로 이뤄졌다.

트랩을 내려 입국장에 들어서자 긴 줄이 보인다. 입국심사대인데 이곳에서 입국비자도 발급받아야 한다.

입국신고서를 작성하고 차례를 기다리는데 무척 오래 걸린다. 사람이 일일이 기록하고 대조하고 비자비용 25불을 받고 도장 받는 데까지 1시간 정도 기다림이 필요했다.


만약 몇 대의 항공기가 동시에 도착한다면 상상하기도 싫은 일이 벌어질 것 같다.

다행히 일찍 내려서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절차를 밟고 짐을 받는데 또 긴 시간이 소요된다.

입국장을 나와 휴대전화에 사용할 네팔 현지 유심칩을 사야 해서 공항 로비 한쪽에 있는 네팔 통신사의 부스를 찾았지만 여기 또한 많은 사람이 기다리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데이터통신이 Ncell이 잘된다고 해 3기가 한 달 사용 가능 유심칩을 구매해 데이터통신을 통해 한국과 카카오톡으로 연락하고 디지털 지도 등을 이용할 계획이다. 도착 후 여기까지 정말 많이 기다렸다.


그들의 느긋함이 조금 버겁지만, 이것이 네팔 시스템이다. 시스템의 중심은 사람이다.

그래서 전산 방식에 익숙한 나를 적잖게 당황하게 한다.

 

첫날 숙소를 정해야 해서 공항 밖으로 나오니 이미 날이 어둑어둑하다.

여행지에서 해 질 무렵은 몇 가지 공통점이 있지만 그중 돌아갈 곳이 없다면 조급해진다.

호텔을 예약하고 올 수도 있었지만 한 번쯤 현지에서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 예약 없이 왔는데 막상 찾으려니 적잖이 당황스럽다.


택시정류소에는 수많은 사람이 목적지를 부르고 호객을 하고 흥정을 하느라 북적인다.

여러 번 흥정 끝에 200루피에 택시를 타고 공항 맞은편 몇 개 호텔을 들러 서미트레지던스 호텔을 첫날 숙소로 정한다.


건물은 그럴싸하고 주변에서 제일 높지만, 호텔 내부는 가격에 비해 형편없다. 특히 화장실 방향제 냄새가 싸구려 인공 향이 진해 정말 역했다. 하룻밤이려니 한다.


짐을 풀고 우연히 비행기에서 푼힐과 ABC를 동행키로 한 사람을 만나 저녁 먹기로 약속한 타멜로 가야 하는데 혼란스럽다. 택시비 500루피를 흥정하는 것, 목적지를 알려주는 것이 네팔어를 모르니 한참 걸린다. 차창 밖 이 거리를 달리고 있는 수많은 자동차와 오토바이 그리고 매연과 엄청난 먼지는 과연 어디서 온 것일까?  


이 먼지 속에서 창문을 활짝 열고 달리는 택시에서 난 어찌할 줄 모르겠다.

어둠이 짙어져 가는 카트만두에서 점점이 회색빛 뿌연 반갑지 않은 많은 것들이 나를 환영한다.

타멜은 공항에서 30분정도 거리에 있어 상당한 고역의 시간이다.


그 사람을 만나 타멜을 구경하다 저녁 먹기 위해 들어간 2층 식당의 모모와 볶음밥은 예상을 벗어났다.

모모라는 네팔 만두는  두꺼운 피로 밀가루 냄새가 심하고 볶음밥은 익숙하지 않은 길쭉한 쌀로 만든 기름투성이다.


중국을 자주 다니며 시골 음식도 곧잘 먹었고, 각종 향신료에 맛 들여서 일행들에게 씩 웃어주던 여유는 저만치 달아난 지 오래다.


이것이 네팔 여정의 시작이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 또 다른 먼지와 혼돈 속에서 생각한다.

두 번 다시는 타멜을 들리지 않고 네팔을 떠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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