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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원 Oct 27. 2022

생리전증후군과 소식


생리전증후군만 아니면 1.5 킬로그램은 그냥 빠질 텐데….


생리 전 기간에 소식을 유지하기란 저에게 쉽지 않습니다. 이 시기에는 소식을 하기가 두 배 정도 힘이 듭니다. 생리 시작 전에는 평소 같지 않게 공격적으로 과감하게 먹고 싶어 집니다. 굳이 비유를 하자면 1,000원 하는 초콜릿을 평소 같으면 1개를 두 세번에 나눠 먹으면 되는데, 이 기간에는 한 자리에서 3개는 먹어야 먹은 것 같습니다. 먹는 속도도 평소와 다릅니다. 2~3배속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식사에 이어서 간식을 먹었지만 후식을 추가로 더 먹고 싶어지는 시기는 기가 막히게 정확히 찾아옵니다. 오늘따라 왜 이러지 싶어서 달력을 보면 역시나입니다.

시작 전 며칠동안은 생리기간 못지않게 감정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힘이 듭니다. 분명 먹을 만큼, 아니 평소보다 더 먹었는데도 뭔가에 홀린 듯 계속해서 탄수화물이 당깁니다.


과자나 빵, 초콜릿처럼 당이 치솟으면서 짜릿함을 주는 인스턴트가 당기죠. 당분과 밀가루와 지방이 어우러진 고칼로리 식품들로 먹으면 곧장 살로 갑니다. 생리 전 증후군은 마치 밀려오는 파도와 같습니다. 온몸으로 파도를 막아보지만 정신력으로 버티기에는 힘듭니다. 이 시기의 정신력은 평소와 같지 않습니다.


이럴 때 저는 달력을 먼저 확인합니다. 그러고 나면 이해가 됩니다.

왔구나, 또.

이 위기를 가능한 한 무탈하게 넘기자 다짐하며 건강한 간식을 찾습니다.


어디서 봤는데 생리 전 초콜릿이 당기는 건 몸에서 마그네슘이 필요해져서라고 하더군요. 주된 욕구가 초콜릿일 때는 초콜릿 대신 마스코바도 설탕(비정제)과 100% 코코아 파우더를 꺼내 1:1 비율로 적당량을 먹곤 합니다. 건강한 방식으로 초콜릿 맛을 대신할 수 있는 카카오가루를 먹는 것이죠. 효과가 있습니다. 경험상 이것도 많이 먹으면 좋지 않아서 자제력이 필요합니다.


생리 전 식욕은 그때그때 다릅니다. 어떤 날은 초콜릿이 당기고 어떤 날은 뭐가 됐든 달고 자극적인 게 마구 먹고 싶습니다. 이럴 때는 먼저 서둘러 식사를 해서 허기를 잠재웁니다. 그런데도 생각이 편의점 진열대에 가있다면 일부러 다른 일을 잠깐 해봅니다. 방을 간단히 치운다든지, 식사를 하고 생긴 그릇을 설거지한다든지 하면서 생각을 다른 쪽으로 돌려봅니다. 이렇게 하는 것만으로도 위기가 넘겨지는 때가 있습니다.


다른 일을 해볼 생각조차 들지 않고 오로지 자극적인 탄수화물을 먹고 싶은 의욕만 가득이라면 가치 판단을 배제하고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가지 제안을 합니다. 지금부터 20분만 미뤄보자고 말이죠. 20분이 지났을 때도 식욕이 내려올 생각을 않는다면 곧장 먹을  사러 나가는 겁니다.


몸에 음식이 들어왔다는 걸 뇌가 알아채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고 하죠. 음식은 충분히 먹었는데 뇌가 인지를 아직 못한 것일 수 있으니까 시간을 주는 겁니다. 대신 스스로에게 한 약속은 꼭 지켜야 합니다. 20분이 지난 후에도 먹고 싶다면 그땐 마음 편하게 사러 가자고 해놓고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자신에 대한 신뢰에 금이 갑니다. 다음번에는 이 방법을 쓰고 싶어도 쓸 수 없게 되겠죠. 타인과의 약속만 약속이 아닙니다.


생리 시기가 다가오면 집에 간식을 사다 놓지 않는 것 역시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간식을 두면 그냥 두기 힘든 시기이니 주의, 또 주의가 필요합니다. 간식을 사러 나가는 것 자체가 허들이 되면 귀찮음이 발동해서 나가지 않게 될 수 있습니다.


이 기간에는 스스로에게 관대 해지는 게 필요해 보입니다. 상황을 감안하는 것이죠. 조금 미루어도 크게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 일이라면 할 일의 양이나 가짓수를 줄입니다. 안 그래도 기분이 별론데 뭔가를 안 하냐고 스스로를 푸시하면 마음이 더 피곤해집니다. 스스로에게 아무것도 하지 않고 놀아도 되는 휴식시간을 주어도 좋겠습니다. (솔직히 마음대로 잘 안 되는 방법입니다. 마음대로 잘 안되니까 일부러 힘주어서 타이핑을 하고 있습니다)



잘 가꿔놓은 소식 습관이 이 기간에도 어느 정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좋아진 것이 있는데, 평소 소식을 했더니 이 시기에 식욕이 올라가더라도 먹는 양이 전보다 적습니다. 평소보다 많이 먹으려고 하면 이런 제 자신이 어색하고 낯설게 느껴집니다. '많이'의 기준이 낮아져서 그런지 과식을 할지언정 웬만해서 폭식은 하지 않게 됩니다. 습관의 영향력이 크다는 걸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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