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비는 어느 정도 제한을 두지만 집에서 먹는 식재료를 고를 때는 좋은 ('비싼'이 아니다) 식재료에 돈을 생각하지 않는 편이다. 지출을 줄일 때 가장 마지막에 줄이는 비용이 식비 일만큼 나는 먹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어떤 음식을 먹느냐가 단기적으로나 장기적으로나 소식을 유지하는 데 영향을 준다고 보기 때문이다.
나에게 '잘 먹는다'는 기준은 '싸고 저렴한 음식을 푸짐하게 먹는 것'이 아니라 아니라 '적은 양이라도 좋은 음식을 맛있게 먹는 것'이다. 신선하고 건강한 방식으로 길러진 재료는 대부분 가격이 더 나간다.
일반 마트에서 파는 과자가 먹고 싶을 땐 욕구를 한 템포 참은 후 생협에서 국내산 재료로 만든 유사한 과자를 고른다. 초콜릿이 먹고 싶으면 가급적 카카오 함량이 높고 첨가물이 적은 제품을 구매한다. 카카오 함량이 높으면 가격도 올라가지만 이 역시 건강을 위한 투자다. 일부러 백화점에서 초콜릿을 구입하기도 한다.
어느 것을 고르든 양쪽 다 가공식품이고 칼로리가 높아서 소식을 방해하는 건 마찬가지인데 굳이 따져보고 고르는 이유는 몸에 주는 자극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몇 년 전 한 의학 전문가가 쓴 책을 읽고 화학물질이 몸의 체중조절 시스템을 망가뜨린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후 원재료를 살피는 습관이 생겼고 재료가 좋지 않은 식품을 피하게 됐다.
실제로 화학물질 범벅인 가공식품을 먹고 나면 만족감이 유지되는 시간이 짧고 얼마 안 가 다시 음식이 미친 듯이 당긴다. 나는 여러 번의 경험을 통해서 화학물질의 영향을 체감했다.
기름진 음식이 어떤 포장재에 담겨있는지 눈여겨보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화학물질은 지방에 잘 녹아드는 성질이 있어서 지방이 많이 포함된 음식이 플라스틱 용기에 담길 경우 용기 속 화학물질이 음식에 녹아 나올 수 있다. 그런 상상을 하면 찜찜해서 구매를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너무 먹고 싶을 경우엔 먹는다. 대신에 이런 음식을 먹는 기간에 적당히 텀을 둔다.
지금 당장은 돈이 더 드는 것 같아도 경험상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차이가 없어 보인다. 싸구려 음식을 습관적으로 먹을 경우 계속해서 식욕이 널 뛰면서 식료품 지출이 잦아지고 결과적으로 좋은 음식을 먹을 때의 식비와 비슷해진다. 설령 음식이 계속해서 당기지 않더라도 이유 모를 잔병치레로 병원비가 들면서 그 돈이 그 돈이 된다.
사람이 음식을 섭취하는 이유는 몸에 필요한 영양성분을 섭취하기 위해서인데 요즘 환경이 어떤가. 각종 살충제, 첨가제, 식품 포장에 포함된 오염 물질 등 다양한 화학물질을 같이 먹게 되는 세상이다. 관련 기사에 따르면 농약의 경우 동물과 사람에게 인슐린 저항성과 당뇨병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흔히 비만을 의지력이 있고 없고의 문제로 보는데 사람에 따라서는 아닐 수도 있다. 한 비만 전문가는 비만 인구의 급격한 증가가 합성 화학물질 사용량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인다고 언급하며 비만이 '체중 및 식욕 조절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 생기는 '질병'이라고 말한다.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배경에는 생활 수준의 향상도 있겠지만, 우리가 먹거리에 대한 안전이 그만큼 위협받는 환경에서 살고 있다는 뜻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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