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페리스가 쓴 책 <타이탄의 도구들>에는 매트라는 사람의 이야기가 나온다. 억만장자인 그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습관은 매일 잠자리에 들기 전 하는 '팔굽혀펴기 1회'다. 10회도 아니고 딱 1회. 그는 쉽게 쉽게 습관이 들게 하는 것이 핵심이라 말한다. 습관이 되면 두 번, 세 번, 열 번으로 늘려갈 수 있다고 했다.
생각해보면 내가 군것질을 줄여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했던 첫 시도도 누가 봤으면 이게 뭐야 소리를 들었을 만큼 보잘 것 없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본다. 15년도 더 전이었을 것이다. 지금도 판매가 되고 있는지 모르겠는데, 초코틴틴이라는 얇은 비스킷이 있었다. 그날 나는 한쪽 면에 초콜릿이 발린 그 과자를 먹고 있었다.
군것질을 줄이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그날도 달달하고 바삭한 가공식품의 유혹에 넘어가고 만 것이다. 한번 뜯으면 다 먹는 평소 습관대로 나는 초콜릿 포장지 바닥을 보는 게 목표인 사람처럼 과자를 입에 넣었다. 그런데 반쯤 먹었을까. 처음에 먹고 싶었던 욕구가 채워졌음을 느꼈다.
그렇다면 그만 먹고 남기면 좋았을 텐데 나는 멈추기가 어려웠다. 내 마음속엔 '한번 뜯으면 과자를 끝까지 먹는 나'라는 이미지가 단단히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날따라 '내가 왜 이 과자를 다 먹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오랜 습관과 굳혀진 이미지에 대항한 실낱같은 저항이 시작됐다.
'왜 굳이 이걸 다 먹어야 해? 그럴 필요는 없어.
당은 충분히 충전됐고 그만 먹어도 별로 아쉽지 않을 것 같아.'
이 와중에도 내 손은 쉬지 않고 과자를 집어 들었다.
'여기서 멈추면 남은 과자는 어떡할래?
눅눅해질 테고 그럼 버려야 할 텐데 아깝잖아.'
양쪽의 논리가 팽팽히 맞섰다. 그러다 한쪽이 상대에게 손을 들어주었다. 과자를 남기기로 극적인 합의를 보았다.
그런데 아뿔싸...
합의가 끝나고 비스킷을 봤을 땐 이미 99 퍼센트가 사라진 후였고, 눈앞에 덩그러니 남은 건 고작 작은 조각 하나였다. 온전한 한 장도 아닌 4분의 1조각이었다.
나는 맥이 빠졌다. 고작 이게 남았다니. 조금 더 빨리 결정을 내렸으면 좋았을걸.
'어떡하지. 겨우 이건데 그냥 먹을까? 다음번에는 이보다 더 남길 수 있을 것 같아.'
나는 다음번에도 오늘처럼 힘들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어쩌면 다음번에는 오늘보다 더 힘들 수도 있다. 나는 잠시 고민을 하다가 미루지 않기로 생각을 바꾸었다.
이 조각이 결코 작은 게 아닐 수 있다. 한 조각일지언정 과자를 남겨본 경험. 이것이 내 앞 날에 영향을 주어서 이후 또 한 번 과자를 남기는 경험을 가져다 줄 지도 모르는 일이다.
무엇보다, 미미하다고 하기에도 너무나 미미한 비스킷을 보고 있자니 어떻게든 군것질을 줄이고 싶은 내 간절함이 느껴졌다. 그 마음을 저버리고 싶지 않았다.
나는 내 두려움도 같이 실험해보기로 했다. 실제로 과자가 눅눅해지는지 확인해보기 위해 봉지에 과자 조각을 넣고 닫아두었다.
이때 남긴 작은 비스킷 한 조각은 이후 식습관을 바꾸는 문을 열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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