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줄기볶음, 아보고가, 포시즌스호텔 찰스H
6월 6일 월요일
산딸기에 설탕 뿌리고, 살구 잘라서 아침을 먹었다.
살구는 덜 익은 건 정말 신데, 잘 익으면 자르는 대로 바로 씨앗이 분리되어서 손질할 것도 없고 아주 달달해서 좋다. 산딸기는 이 일기 때 이후로 이미 철이 지나고 있어서 이제 시장에서도 보기 어렵다. 타이밍을 잘 잡았다.
연휴! 연휴가 있는 주말이었지만 그 주에 회사에서 시험이 있어서 어영부영 지내던 날이었다.
카페라도 가고 싶어서, 김포의 대형 카페 아보고가로.
원래 브런치를 하고 싶었는데 재료 소진으로 못한다고 해서, 하몽 얹은 크로와상, 초코 크럼블? 크런치? 등 빵을 여러개 사서 자리에 앉았다. 다 맛있는 편이었던 것 같다.
동네 빵집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아쉬워하던 시기도 있었는데 어디선가는 이렇게 살아있다.
노키즈존이라지만 연휴라 사람이 많아서 굳이 거기서 공부를 한다고 앉아 있자니 어색하기도 하고...
그랬지만 대충 외운 걸 정리하는 단계라 할만했던 것 같다.
요즘은 날씨가 좋아서 창가나, 야외에 앉으면 더 좋을 것 같다.
저녁은 J가 먹고 싶다던 돼지고기 넣은 청국장.
저녁을 먹고 나서 고구마줄기 요리를 시작했다. 어릴 때 고구마줄기를 많이 엄마가 볶아 줬던 것 같은데 요즘은 찾기가 힘들어서, 노점 하시는 할머니께 우연히 발견하지 않고서야 못 구하겠다..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마트에서도 판다!
한 줌 정도 되는 양을 3천원대로 판다. 고구마줄기는 다듬는 일이 관건인데, 쉽게 다듬으려면 한 번 데쳐주면 쉽고 손톱 밑도 까맣게 물들지 않는다고 한다. 안 다듬으면 섬유질 때문에 안 씹히겠지...?
데쳐서 찬물에 식힌 줄기를 두꺼운 부분을 잘 보면 오목하게 들어간 부분이 있는데 거기서부터 손톱으로 톡 꼬집으면 껍질을 벗길 수 있다.
들기름에 마늘을 볶아서 마늘기름을 내 주고, 다듬은 고구마줄기를 넣고, 이 때 연두가 있으면 딱 좋겠지만... 멸치다시마 육수를 넣기도 하고, 나는 뭐가 없어서 참치액젓이랑 간장을 살짝씩 넣었다.
중불에 들들 볶아주다가 들깨가루를 한 숟가락 정도 넣어서 볶으면 끝.
진짜 완전 맛있는 추억의 반찬 완성.
6월 7일 화요일
늦게 퇴근한 날. J가 속이 불편하다고 죽을 사 와서 먹었다길래 나도 저녁으로 죽 한그릇.
계란새우죽 맛있더라.
6월 8일 수요일
처음 끓였을 때 빼고 나혼자 먹은 것 같은 청국장.
6월 9일 목요일
퇴근이 혼자 계속 늦었던 것 같다. 역 근처에서 김밥을 사왔는데 왜 이렇게 맛이 없던지...
6월 10일 금요일
청국장만들고 나머지 돼지고기로, 당근이랑 버섯 넣어서 카레라이스를 했다.
버섯을 오랜만에 샀다. 나머지는 굴소스에 볶았더니 J가 거의 하루만에 다 먹어 버렸다.
6월 11일 토요일
점심. 이 이상한 조합은 내가 또띠아를 먹고 싶어서... 굳이 팬에 구울 것 없고 전자렌지에 1분만 돌려도 충분한 것 같다.
저녁에는 갑자기 필이 꽂혀서 호텔에 숨어 있는 스피크이지바에 갔다.
입구를 찾을 수 없으니 호텔 직원에게 물어봐야 한다는, 포시즌스호텔 찰스H.
조금 일찍 와서 근처 돌아다니다가, 여섯시에 땡 맞춰서 들어오니까 조용하기도 하고 바 자리도 저렇게 사람 없는 상태에서 찍을 수 있었다. 너무 좋아. 나 호텔 좋아하나봐.
웰컴드링크도 주시고, 샴페인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딱 한 입 전채요리도 준다. 새우+토마토+관자 꼬지에 꽂아서 주는데 이것도 맛있고 기본 안주로 나오는 감자칩과 올리브도 푸짐하게 많이 줘서 커버차지 만원이 아깝지 않았다. 올리브가 맛있어서 거의 다 먹은 것 같다.
언젠가 육아를 하게 되고 귀차니즘이 늘어가고, 그런 시기가 되면 와야겠다는 생각이 아예 안 들 것 같은 곳,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은 공간이었기에 너무 좋았던 곳이었다. J는 무알콜 Exotic Coconut cocktail로, 나는 Tahitian Unicorn 으로 뭔가 트로피칼하면서도 오렌지향이 나는 칵테일로.
우리는 안주로 피쉬앤칩스를 골랐는데, 아주 탁월한 선택이었다. 배도 충분히 부르고, 예전에 부산에서 유명한 더베이101에서 먹은 것보다 훨씬 두툼하고 튀김도 맛있어서.
바에서 나왔더니 겨우 7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라, 집에 가기가 너무 아쉬웠다.
망원시장에 굳이굳이 들러서 아무것도 못 살 거면서... 멸치국수 한 그릇씩 하고 배 터지는줄.
6월 12일 일요일
고등학교 때부터 친구인 집에 놀러갔다. 갈비찜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친구라 가게에서 포장해 온 갈비찜을 해 줬는데, 난 돼지갈비찜 너무 좋아.
저녁에는 사태살 (- 기름기가 거의 없다)로 나름? 뵈프 부르기뇽을 만들어 봤다.
베이컨을 볶아 기름을 내고 많은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그렇게 할 수는 없고, 블로거마다 이건 만드는 과정이 제각각이다 보니 나도 부담갖지 않고 나름의 방식으로 레드와인에 오래오래 끓여 본 뵈프 부르기뇽.
워낙 오래, 원래는 오븐에 푹 익히는 거다 보니 살코기가 아주 부드러워지고 와인 나름의 풍미가 좋아진다.
그렇지만 자주 만들어 먹기는 어려울 것 같은 요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