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첫째주
주간 상식 - 늘 먹음, 또는 그런 음식
1월 3일 일요일 저녁
넷플릭스 드라마 '겨우, 서른'을 후반부 몰아치기.
드라마를 더욱 찐하게 즐기기 위해 마라샹궈를 주문하자는 J의 아이디어.
먼저 뭘 먹자는 이야기를 잘 하지 않는 J가 저렇게 양껏 잘 먹는 모습을 처음 본다.
1월 4일 월요일
출근. 집에 와서 미리 녹여 둔 굴비를 굽고 배추된장국을 다시 끓였는데, 밥솥이 텅 비어 있는 아이러니.
남은 밤고구마를 찌고 또띠아 피자를 만들어 2차 저녁.
원래 고구마를 즐기지 않는데, 결혼하고 처음 산 고구마 1kg가 너무 맛있어서 겨울 지나기 전에 한번 더 사볼까 생각한다.
1월 5일 화요일
재택. J의 야근러쉬 시작.
채소를 소진하는 게 생각보다 어려워서 온갖 메뉴에 알배추가 들어감.
배추된장국 때문에 샀으나, 배추파스타, 배추카레라이스... 알배추는 달고 맛이 많이 튀지 않아 다행이다.
1월 6일 수요일
단순한 혼밥 상차림이 이어진다. 사진에 또 나오는 배추, 굴소스에 볶은 것.
냉장고 김치칸에서 거의 얼어가던 무를 하나 털어서 무조림을 해 본다. 생선이 메인이어야 무가 맛난데, 집에 오직 있는 굴비는 조림으로는 왠지 싫다.
저녁으로는 떡만두국을 한번 더.
1월 7일 목요일
새로운 업무에 갈팡질팡 중.
새로운 일을 할 때면 자신감이 땅굴 파고 기어 들어갔다가, 갑자기 게릴라 전투병이 됐다가, 그런다.
문성실 요리책을 보고 명란비빔밥을 점심으로. 쪽파도 어쩌면 냉장고 속 기본템이 되겠구나 싶다.
저녁 역시 문성실 요리책을 보고 만든 기름떡볶이. 엄청 맛있다.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을 보기 시작했다. 내 머릿속에 여자 주인공은 천우희, 남자 주인공은 강하늘인데. 케미가 좀 안 사는 것 같아 머릿속 남주 캐스팅을 바꿔야 한다. - 한국소설 나만 이렇게 읽는 거 아니지?
저러다 저녁에 영화 '동주'를 보았다. 박정민의 그 매력적인 태에 하느님은 어깨를 주지 않으셨다.
어쩌면 그것도 그의 매력인가.
1월 8일 금요일
점심은 무를 때려 넣고 고추장찌개, 저녁은 냉동실에 얼렸던 김치찌개를 녹이고 그 위에 치즈돈까스.
피코크 치즈돈까스는 묘하게 포장지 플라스틱 냄새가 난다. 난 무딤의 아이콘인데 왜 이런 건 잘 느껴.
저녁을 먹으며 라디오 스타를 봤는데, 결혼 후 아줌마가 된 백지영은 말투가 세건 그녀의 배우자가 뭘 했건 호감이다. 어릴 때라면 별로 안 좋아했을 캐릭터.
한그릇 레시피만 담긴 요리책이 있으면 정말 요긴하겠다.
1월 9일 토요일
우물쭈물대고 있으니 J가 김치볶음밥을 뚝딱 해냈다. 밥이 팬에 눌어붙어서 내 취향이다. 난 뭘 볶기만 하면 그렇게 질척해지던데. 팬 째로 거실에 들고와서 '북유럽' 정소민 편을 보며 싹싹 긁어 먹음.
현대백화점에 다녀와서 저녁은 태국음식을 테이크아웃해 와서 먹었다. 이 집에서의 두 번째 주문이다.
이 날의 전리품.
집 주변에 떡집이 없으니, 현백 식품관에 가면 저 떡 때문에 눈이 돌아간다. 근데 겨우 저만한 거 3팩에 만원이라 드럽게 비싼데 (목동 물가 무엇) 또 그걸 나 포함 사람들이 줄 서서 사 간다. 떡집의 미래는 파리바게뜨도 있고 동네 떡카페도 있고 그랬으면 좋겠다.
파슬리 가루, 트러플향 오일 스프레이, 뉴질랜드 피노 누아 와인, 그리고 치즈들을 사 왔다. 그 놈의 트러플 감자튀김 하고 싶어서...
Winegrph 앱을 설치했다. 지금은 저렇게 체리빛 맑은 와인이 좋은데, 취향을 알아가보자.
1월 10일 일요일
주말에는 주로 배가 고파서 잠을 깬다.
누워서 핸드폰을 보는 것도 한계가 있어서 거실에 나와서 이렇게 글도 쓰며 오전에 혼자 논다.
올빼미형인 J, 아침에 우는 닭은 아니고 참새쯤 되는 나는 이렇게 같이 잘 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