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둘째주

주간 상식 - 늘 먹음, 또는 그런 음식

by 어니언수프


1월 10일 일요일 점심

잔치국수. 간단히 후루룩 끝내는 메뉴라 생각했는데 육수, 면, 재료 다 따로 준비하여

된장국 끓이는 것보다 훨씬 손이 바쁜 아이러니.

지단을 만들며 역시 예쁘게 만드는 데는 재주가 없다고 느끼는데, 윤스테이를 보니 부친 지단을 말아서 썰더라..

저녁에는 삼겹살 파티. 야채를 많이 먹어야지!


1월 11일 월요일

J의 야근러쉬. 저녁으로 참치캔을 하나 까서 쌈밥처럼 먹었다.

연근 피클은 일요일에 만든 건데, 유자청을 넣어 상큼하다. 일주일 내내 등장할 예정.

연근은 친정집에서는 잘 안 쓰는 식재료인데, J는 집에서 자주 먹었다고 한다. 이런 차이를 하나씩 알아내면 문득 신기함.


1월 12일 화요일

머리가 아프다며 J가 일찍 퇴근하며 곱창볶음을 사 왔다. 이게 생각보다 아무데서나 팔지 않아서 맛있게 먹었다. 콩나물 넣은 김칫국이랑, 삶은 양배추랑, 경이로운 소문과 함께.


1월 13일 수요일

점심에는 월요일 식단의 반복. 저녁에는 양배추, 양송이버섯, 우삼겹과 피자치즈를 얹어서 오코노미야끼 스럽게 구워 본다. 밥 한 톨 없이 맛있게 두 장 구워 먹었는데 좀 짰던 게 함정.


1월 14일 목요일

초마짬뽕을 하나 오픈. 홍대 한켠 허름한 2층 가게만 있던 시절부터 좋아했던 내 인생 짬뽕집.

그만한 감동은 못하지만 비슷하게나마 나와 줘서 좋다.

냉동실에 우삼겹 플라스틱케이스가 자리를 너무 많이 차지해서 볶음으로 다 털었다.

목요일 식사는 청경채, 숙주와 함께.


1월 15일 금요일

폰타나의 바질페스토 소스를 오픈. 나오자마자 품절 러쉬인데 사람들이 뭐에 목말랐는지 잘 아는 듯. 폰타나 잘한다. 지역별로 소스의 정체성을 그려 본 컨셉도 훌륭, 공격적인 가격 프로모션도, 맛도 훌륭. 알베르토 몬디의 유튜브를 종종 보는데, 이탈리아 식가공품이 존재감을 드러낼 때마다 그의 영향력이 미친 건 아닐까 괜히 짚어 보기도.

목요일에 사 온 홍합을 뜯어 홍합탕을. 금요일마저 J가 야근하는 바람에 혼자 먹었다. - 집에 와서 남은 홍합탕으로 라면 끓여 먹음 -

맥주 한 캔 까야겠다. 으어어.


1월 16일 토요일

인도고무나무가 뿌리가 썩었는지 잎이 자꾸 떨어진다. 귤과 묘하게 어울리네.

늦은 점심으로 합정의 뉴욕아파트먼트, 파스타와 버거를 먹었다. 유명세에 비해 그 정도로 맛있는지는..

녹색 조명이 영화 화양연화? 아니면 90년대 미국영화에 나오는 식당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오늘의 전리품.

메종키티버니포니에서 쿠션커버 2장, 54,000원 구매. 나는 극 심플주의자는 아님을 깨닫게 되며 각종 패브릭 제품 이리저리 대 보며 고르느라 너무 즐거운 곳.

합정 교보문고는 너무 좋다. 책 3권 구매.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작품들이 열린책들에 의해 리뉴얼 시리즈로 나왔는데, <좀머 씨 이야기> 에 이어 <깊이에의 강요>. <좀머 씨 이야기>는 어릴 때 집에 책이 있었고, 대학 때 <향수>와 <깊이에의 강요>를 비롯 그의 작품을 섭렵?하려고 노력했는데, <향수>와 나머지 작품들간의 간극이, 그리고 언론 노출을 극히 꺼린다는 포인트가 아주 매력적인 작가.

라우라 비스뵈크 <내 안의 차별주의자>, - 나는 <선량한..>보다 이게 더 밀도있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가슴도 덜 답답해지고.

부쩍 치즈에 관심이 늘어 난 J는 매거진F 'Cheese' 편. 내가 먼저 읽어야지.


네이버 푸드윈도로 구매한 고성 가리비 2kg, 14,900원. 한 냄비에 다 못넣을 만큼 너무 많아 보여서, '남은 건 냉동했다가 요리에 넣으려구.' 그랬는데 개뿔... 밥도 안 먹고 둘이서 다 먹음.

허태삼선생님 부자 되세요.

J가 내가 저렇게 흥분한 모습 처음 본다고 함. 난 앞으로 제일 좋아하는 음식을 조개류라고 해야겠다.


가리비는 속에 해감할 돌은 별로 없다고 하는데, 대신 겉껍질에 뭐가 많이 붙어 자라서 씻어도 씻어도 모래, 굴이나 조개껍데기가 엄청 나온다. 씻다가 육수 쓰는 건 포기하고 두번 씻어서 살만 먹었다.

친정집은 이런 거 백퍼 좋아하실 (이라고 쓰고 없어서못드실) 거라 주문해 드렸다.


1월 17일 일요일

J가 출근을 하여 혼자 있는 일요일 아침. 크랜베리호두빵과 커피 한 잔을 해본다.

저 지경을 이해할 수밖에 없는데, 내가 결혼준비 할 때 저랬고 (주 52시간은 멍멍이한테 진작 줬음) 또 다음엔 둘 중 누가 언제 저 상황에 놓일지 모르거든.

일해서 돈 버는 자의 숙명.


오늘은 리코타치즈를 만들어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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