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매국밥집에서 이중섭거리가 아주 가깝다. 이른 점심 식사를 마치고 좀 걷는 셈 치고 이중섭거리에 가 보았다.
생활고에 가족까지 떠나 보내야 했던 화가의 삶이 절절하면서도, 또 요즘 사람의 사고방식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었다.
산책을 끝내고 빨간 광역버스를 타고 해동용궁사로 향했다.
부산에서 기장으로 가는 건 버스도 지하철도 있지만 한 시간 이상 걸리기 때문에 어느 정도 마음먹고 가야겠다.
나는 부산에서 태어나 다섯 살 때까지 자랐기 때문에 해동용궁사는 가 봤을 법도 한데, 기억에는 전혀 없었지만 분명 의미가 있는 사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용궁사 구경을 한 뒤에는 연화리 해녀촌으로.
점심은 이미 먹었지만, 바다를 바로 옆에서 느끼면서 포장마차 같은 곳에서 해산물 한 접시 하는 게 내 나름의 로망이었다. 제주도에서 해 보고 싶었던 일인데 그 땐 생각대로 되지 않았고, 여기서 가능했다.
용궁사에서 아무 택시나 타면 5천원 조금 안 나온다.
우리는 지도에 찍히는 큰 횟집과 똑같은 이름을 가진 장씨해녀집에서 해산물 모듬 小 30,000원 짜리를 먹었다.
가면 호객행위가 심하기 때문에 이런 것에 약하면 어디쯤에서는 들어가야겠다, 마음에 미리 찍고 가는게 좋을 것 같다. 먼저 홍합탕이랑 가리비구이가 나온다. (너무 좋아서 이미 난리남) 개불은 못 먹어서 빼주실 수 있냐고 했더니 군소 (1시방향)를 꺼내 주셨다. 군소는 처음 먹어봤는데, 말렸다 다시 불려 꼬들한 표고버섯 같은 식감이다. 생김새도 비슷한 것 같고... 새우, 군소, 소라, 멍게, 전복, 해삼, 낙지 순서다.
우리의 숙소, 그랜드조선 부산 호텔 입성. 이전에 노보텔이었던 곳을 신세계에서 인수해서 새롭게 오픈한 곳이다. 로비에서부터 풍겨지는 오렌지꽃 같은 향기부터 바닥, 타일, 조명 어느 것 하나 고급스럽지 않은 구석이 없었다. 완벽히 모던한 것도, 완벽히 앤티크한 것도 아닌 뭔가 다른 지점에 있는 것 같다.
그리고는 한 시간 반 쯤 기절..........
여섯시가 넘어서 깼다. 슬렁슬렁 저녁을 먹으러 나와서 동백섬까지 걸었다.
동백섬도 존재는 알았으나 안쪽까지 산책로를 따라가 본 적은 없는데, 예상보다 너무 좋았다.
해가 지면서 해운대의 도시와 동백섬의 자연이 공존하는 느낌이 나는 안타깝기보다는 색다르고 좋았다.
해녀촌에서 원없이 생 해산물을 먹은 탓인지, 꽤나 가공된 맛의 음식을 저녁으로 먹고 싶어졌다.
최근 몇 년간은 정말 심하게 핫해서 오히려 가 보고 싶은 매력이 떨어져 보였던 더베이101에서 피쉬앤칩스를 먹었다. 상호명은 정확히는 핑거스앤챗이다.
느끼하기만 하고 별로라는 사람도 있다. 그 말도 이해는 하나, 따뜻할 때 소스에 푹 찍어 먹으니 아주 바삭하고 난 맛도 괜찮은 편이라고 느꼈다. 그리고 사실 눈으로 보면 별론데 사진으로 찍으면 멋진 야경이 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