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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정선 Sep 30. 2015

청춘 # 6  

 - 통과의례

그것은 정말 꿈이었을까?


그날 이후, 경험하지 않은 시간의 기억과 선배의 말로 인해 나는 타인을 바라볼 때 시선을 피하는  습관이 생겨버렸고 어느 순간 얼굴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인간이 되어버렸다.

어쩌면 누군가와 관계를 맺는다는 것이 두려워진 것인지도 모르겠다.  


알고 있다.  방황하는 영혼은 또 다시 본능적으로 무의식적인 신호를 내뿜게 되어있다는 것을.  강렬한 영혼의 마주침을 원하고 또 원한다는 것을. 사랑 없는 삶은  무중력 상태의 우주에서 혼자 떠다니는 운석 같은 존재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끝도 없는 그리움의 고통에서 나를 구원해 줄 수 있는 것은  오직  사랑밖에 없다는 것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 길로 걸어들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결국 슬픈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면  

그 영혼의 마주침이  찬란하고 충만할지라도 그 마음을 감추고 살아갈 것이라고.

오래전 k가 그랬던 것처럼 나 역시 그리할  것이라고.  


그러나, 나는 이 무의미한 다짐들이 결국 성공하지 못하리라는 것을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죽음과도 같은 고독과 아픔 속에서 추억을 안고 홀로 남겨져 살아가게 될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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