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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4시, 할머니를 떠올리는 시간

#121

by 온정선


새벽 공기와 냥콩이가

나를 깨우면

어김없이 새벽 4시

그럴 때엔

대전 용두동 방 세 칸 작은 아파트에

홀로 계실 외할머니를 떠올렸었다.



내 고향 대전, 할머니 동네

용두동 낮은 집들과 작은 마당이 있던 자리는 지워지고

어느새 지어졌던 작은 단독 아파트

길 건너 기찻길

아련한 기억들

할머니한테 들렸다가 집에 갈 때는

우리에게 인사하며 멀리서 계시던 모습



그때는 몰랐다.

고향에 언제나 다시 갈 수 있지만
할머니를 언제나 만날 수 있지 않다는 것.

할머니의 새벽은 언젠가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걸.



이제 잠결에 눈을 떠도
어덕 마을, 할머니의 새벽은 텅 비어 있고

그리움도 점점 맴돌다 흩어지고

할머니를 생각했던 마음마저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이별은 그런 것이었구나.

다시는 안녕을 말할 수 없다는 것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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