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에서 깨면 잊어버리는 도시

#5

by 온정선

옛날 옛날에, 개츠비라는 고양이가 한 마리 살았어요.


개츠비는 늘 궁금했어요.


자기를 돌봐주는 ‘은수’는 아침 8시에 집을 나선 뒤 왜 저녁 7시가 돼서야 돌아오는지 말이에요.


‘어디로 가는 걸까?’


‘무슨 일을 하는 걸까?’


개츠비의 초록 눈이 투명하게 반짝였어요.


“오늘은 은수를 따라가 보겠다옹.

기다려! 개츠비가 간다!”


개츠비는 꼬리를 세우고 은수를 따라 골목 모퉁이를 돌아갔어요.


그 순간 골목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물빛처럼 반짝이는 길이 펼쳐졌어요.


한 걸음 내딛자 발자국이 별빛으로 남았어요.


“여기가 어디지?”


그때, 아주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어요.


“여긴, 꿈의 도시로 이어지는 길이야.”


“꿈의 도시?”


“모든 사람이 잠들 때마다 스쳐 지나가지만, 기억하지 못하는 곳.”


개츠비는 가만히 귀를 쫑긋 세웠어요.


“그럼... 은수도 여기에 오는 거야?”


잠시 침묵이 흐른 뒤, 목소리가 다시 속삭였어요.


“은수는 이곳을 ‘지나는 사람’이 아니라 이곳을 ‘만드는 사람’이야.”


개츠비의 눈이 더 크게 빛났어요.


“만든다옹?”


“누군가의 하루가 무너지지 않도록,

누군가가 다시 꿈을 꾸게 될 수 있도록,

이 도시의 길과 빛을 이어 붙이는 사람.”


그 순간, 멀리서 익숙한 실루엣이 스쳐 지나갔어요.


바쁘게, 그러나 친근한.


“은수다!!"


개츠비는 달려가려 했지만 발이 점점 가벼워지며 공중으로 떠올랐어요.


별들이 내려와 속삭였어요.


“아직은 갈 수 없어.”


“왜지?”


“너는 아직, 이 세계를 기억할 준비가 안 됐거든.”


빛이 점점 부드러워지며 모든 것이 흐릿해졌어요.


“개츠비~ 나 왔어!”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에 개츠비는 눈을 떴어요.


달빛이 방 안에 조용히 내려앉아 있었어요.


개츠비는 가만히 은수를 바라봤어요.


조금 피곤해 보이지만, 어딘가 반짝이는 얼굴.


‘은수는... 진짜로 그곳에 다녀오는 거야.’


개츠비는 말없이 다가가 은수 옆에 몸을 말았어요.


그리고 생각했어요.


‘다음에는 조금 더 멀리 따라가 볼 수 있을지도 몰라옹.’


그날 밤 개츠비는 다시 그 물빛 길 위에 서 있었어요.


이번에는,

조금 더 깊은 곳으로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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