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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정선 Apr 13. 2016

악몽 그리고 갈망했던 것에 대한 몸의 기억.

# 감정사전

이상한 꿈이다.

깨어보니 새벽 5시.


어버리고 있었던 4년전의 어느순간을 기억해내고야 말았다. 

무한반복되는 '악몽'이라는 곡을  들으며  

보라매공원을 걷고 또 걸었던 시간.


왜 그 순간이 떠올랐을까?

 


참 이상한 일이다.

악몽을 꿨다고도 할수있는데 

꿈속에서조차  나는  덤덤했다. 무서워서 뒤도 돌아보지않고 도망가도 이상할것 없는 상황이었는데  체념이라도 하는듯  그 상황들을 받아들였고 차라리 잘됐다고 생각했다.


몸이 기억하는 수많은 시간과  감정 에너지가  출구를 찾지못하고 헤매이는 동안  내 몸의 일부는 썩어문드러지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 상처와 치부를 닥터 J에게 내보이고 있었다.


J는 참 이상한 일이라고 얘기했다.

제일 연약하다고 볼수 있는 지점의 살덩어리가 상처가 더 커지지않도록  막고 있었다고. 눈으로 보이는 광경에서 J가 무슨말을 하고 있는지 정확히 알수 있었다.


끔찍한 광경이었지만  담담할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꿈이라는 걸 알고 있었나.


잠에서 깨자마자 나는 오래전  '악몽'이라는 노래를 무한반복 들으며  공원을 지루하게  걷고 또 걸었던 시간이 떠올랐다.

 

그 때  억눌렀던 감정은 갈망이었다.

그 감정들을

입에도 마음에도 머릿속에도 어떤 글에도  담지 않았다. 왜냐하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 그것 뿐이었기 때문에.


그런데 담지않았다고 생각했던건 나의  바램에 불과했던가.  

너무나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었네.


절대 가질 수 없는 것을 갈망한 대가로

나는 몸이 썩어 믄드러지는 꿈을 꾸고 있었던것이다.

  

이미 내 몸은

내 꿈은  

모든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오래전

악몽처럼 느껴졌던 현실속에서

내가  할 수 있었던 유일한 것은

갈망을 억눌러야 된다는 주문을 무한반복 하는 것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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