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치 디스패치, 2021
스위치 켜줘.
스위치 켜라고 망할 새끼야
- 뭐 하자는 거야? 가서 그림 그려
- 못 하겠어, 안 할 거야. 너무 힘들어. 고문이야. 난 말 그대로 고문받는 예술가야.
- 딱한 사람…
(전기의자 스위치를 잠깐 켰다 끈다)
원하는 게 이거야?
난 농장에서 자랐어. 우린 시를 쓰지도 않고 곡을 쓰지도 않고, 조각을 하거나 그림을 그리지도 않았어.
난 예술과 공예를 감옥 도서관에서 독학했고 자원해서 죄수를 가르쳤어.
당신 머릿속은 몰라도 당신이 어떤지는 알아. 괴로워하는 게 보여, 힘든 게 보여.
점점 심해지겠지만 좋아질 거야. 당신 문제가 뭔지 알아내야 해. 문제가 뭐야?
- 뭘 그려야 할지 모르겠어.
- 알게 될 거고 자신을 믿게 될 거야(내가 그렇듯이).
힘든 싸움이겠지만 결국 봄, 어쩌면 여름에, 아니면 가을쯤, 그것도 아니면 겨울엔 신작이 완성될 거야. 꼭 그렇게 될 거야.
그런데도 지금 처형되고 싶어?
(남자가 전기의자에서 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