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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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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l Jun 25. 2018

수건

180625

엄마가 서울에서 시집올 때 들고 왔다던 장에는 수건이 참 많았다. 장 서랍을 열 때 나던 수건 냄새가 좋아 수건을 가져오라는 엄마의 심부름이 싫지 않았다. 항상 수건으로 가득 차 있던 그 장을 지금 생각하면 엄마는 수건을 서랍 가득 채우는 것으로 다른 안도감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몇 년 뒤에 쓸 생각으로 장을 채워나갔던 두꺼운 수건들은 형과 내가 자취할 때쯤에 조금 빠져나갔을 것이며, 고향 집의 수건은 두고두고 삶아 썼을 것이다. 그리고 남은 수건들은 여전히 잘 개어져 있을 것 같다. 그렇기에 집에서 내게 보내온 수건은 함부로 못 버리겠다. 나역시 몇 년째 삶아 쓰고 있다. 온갖 행사 이름이 수 놓인 수건을 보면 집이 생각나고 엄마의 장과 서랍에서 나던 수건 냄새가 생각나며 엄마가 생각난다. 수건을 보내 달라고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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