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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l Nov 07. 2018

면접

181107

“노래 한번 해보세요.”

총 세 명이었고, 나를 제외한 둘은 기다렸다는 듯이 해보겠다고 대답했다. 한때 국민 가수라 불린 그룹에 속했던 면접관은 씨익 웃었다. 어쩌다 보니 나도 노래를 준비해야 했다. 가창력이 부족한 나는 가사를 까먹지 않는 것이 더 중요했다. ‘랩을 해야 하나. 모르는 노래면 어떡하지. 그냥 발라드 한 곡 부르고 나올까?’ 잡생각이 계속 지나쳐갔다. 머뭇거리다 마지막 순서로 밀려났다. 노래방만 가면 술술 부르는 노래들은 어디로 갔는지 머릿속은 휑했다. 그러다 갑자기 면접관의 노래를 불러버리자는 생각을 했고, 금방이라도 나갈 것처럼 앉아있는 그의 앞에 섰다.

“평소 자주 부르던 노래 해보겠습니다.”

면접관은 얕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크게 숨을 쉬니 민망한 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2초 뒤 시작,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보내지 않았지. 아니 알았어도 볼 수 없긴 아니아니.. 가사 보면서 해도 되겠습니까? 너무 떨려서 가사가 잘 생각 안 나네요.”

“네네, 그러세요.”

떨리는 손으로 휴대전화를 꺼내 노래 제목을 쳤다. 쌍시옷이 갑자기 보이지 않아 몇 초의 시간을 허비했다. 땀이 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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