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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l Oct 18. 2018

소개팅

181018

밤이 다 돼서야 첫 끼를 먹어야 했다. 그것도 소개팅 자리에서. 그녀의 첫인상은 좋지 않았다. 일단 저녁도 아닌 밤에 만나자는 것부터 마음이 들지 않았다. 밥이라도 제대로 먹고 헤어져야겠다는 생각에 천천히, 꼭꼭 씹어먹었다. 더욱이 당황스러웠던 것은, 2년 전 잠깐 만났던 친구가 소개팅 자리에 불쑥 찾아왔던 거다. 심지어 소개팅 상대와 아는 사이였다. 그는 밥을 먹고 있는 나에게 손을 내밀며 인사했다. 엉겁결에 악수했고, 건조한 말이 오갔다. 그러고는 훌쩍 사라졌는데, 소개팅 상대는 그가 결혼을 앞두고 있다는 필요 없는 정보를 내게 알려주었다. 좋지 않은 기분으로 밥을 다 먹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알고 보니 둘은 소개팅 직전까지 함께 있었고, 소개팅 상대가 나인 걸 알고 이 상황을 우연처럼 만들어낸 것이었다. 체하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기며 이 떫은 만남을 어서 끝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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