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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잡문집

포디콰 콘서트 티켓 전달 미션

롯데월드 재입장

by 온리

콘서트는 사랑이다. 콘서트는 눈물이고 감동이며 인생이다. 콘서트에 간다는 것은 심장이 두근두근 떨릴 만큼 행복한 일이고, 사랑하는 애인을 만나러 가는 것처럼 황홀한 일이다.


얼마나 간절한 마음으로 노트북 앞에 앉아 마우스를 쥐고 있을지. 지금 예매 중인 사람은 안다. 손이 건조한 사람일지라도, 그때 그 순간만큼은 다한증 환자처럼 흥건한 땀을 느낄 것이다.


"앞으로 착하게 살겠습니다. 행운을 저에게 주십시오. 제발, 제발!"


아는 작가님이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이 오픈된다. 내가 좋아하는 가수의 목소리를 라이브로 듣는다는 것, 그것은 깊은 감동을 넘어 인간이 이렇게까지 행복할 수 있는지 그 전율을 경험하는 것이라는 것. 나도 그 진한 4월의 라일락 같은 행복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도움이 되고 싶었다.


내가 예매에 탁월한 능력이 있다면 내 선에서 끝냈을 텐데, 아쉽게도 나는 적임자가 아니었다. 그리하여 더 도움이 될 사람을 물색했다. 그 사람은 바로 나의 남편. 콘서트나 캠핑장 예매 경험이 풍부한 우리 남편에게 예매 도움을 부탁했다.


나는 이선좌만 보이다가 끝이 났다. 남편이 용케도 2자리 연석 예매를 성공했다. 이제 티켓을 어떻게 토스해 줄지 고민해야 했다. 그런데 방법이 없다. 무조건 예매자 본인이 직접 티켓을 수령해야 하는 시스템이었다. 낭패라고 생각했는데 남편이 제안을 했다.


"롯데월드 가서 놀다가 잠깐 나가서 티켓 받아서 전해주고 오지 뭐."


공연일이 첫째의 생일 근처다. 딸의 생일 기념 롯데월드를 갔다가 잠시 롯데콘서트홀에 가서 티켓을 발권받아 전달해 주고 온다. 오케이. 미션 접수.


롯데월드에서 신나게 놀이기구를 타고 맛있는 간식도 먹으며 아이들은 흥분의 도가니에 빠져 놀이동산을 즐기고 있었다. 아예 다 같이 퇴장을 할까 고려해 보았지만 아이들을 도가니에서 빼내기는 조금 일렀다. 안전을 신신당부하고 외출을 허락받았다. 티켓 발권 시간이 되어 남편과 나는 롯데월드 출구 쪽으로 나가려 했다.


"잠시 나갔다 와도 될까요?"

"어디 가시는 거죠?"

"차에서 뭐 좀 가져오려고 주차장에 가려고 하는데요."

"한 분만 나가실 수 있습니다."

"......"


주차장 꼼수를 미리 준비해 왔지만,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는 상황에 당혹감이 밀려왔다. 남편이 예매했고, 남편이 발권받아 작가님께 전달해 주면 되는 것이어서 한 사람만 나갔다 와도 충분하다. 그래도 내가 있으면 그 과정이 더욱 매끄러울 것이다. 일단 남편을 내보내고, 나는 직원이 안 보이는 쪽으로 가서 검색을 했다.


'롯데월드 재입장 방법'

1. 퇴장하는 곳에 가서 민속박물관이나 아이스가든의 식음료 매장을 이용하고 돌아오겠다는 재입장 의사를 밝힌다.

2. 직원이 재입장 확인증을 주면 이용 매장에서 도장을 받아오면 된다.(재입장 시 어드벤처 자유이용권 같이 보여줘야 함)


"아이스가든 좀 다녀오려고 하는데요."

"어디 이용하실 거죠?"

"폴바셋이요."

"여기에 도장받아오세요."


성공이다. 롯데 콘서트홀로 부리나케 달려갔다. 남편은 이미 발권 줄에 서 있었고, 본인확인을 꼼꼼히 하고 있어서 시간이 꽤 걸렸다. 어여쁜 차림의 작가님을 만나 안전하게 티켓을 전달했다. 남편분과 즐거운 관람되시길. 미션 완료.


아이들은 신나게 놀이동산을 경험하고, 티켓도 무리 없이 잘 전달했다. 이런 하루가 완벽한 하루 아닐까. 완벽함의 정의는 내가 내리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과정이 조금 서툴고 뜻대로 되지 않더라도 다른 방법을 찾고 시도하다 보면 결국엔 내가 원하는 대로 흘러갈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오늘도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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