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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잡문집

예솔아, 결혼 축하해

행복을 빌며

by 온리

예솔아

너의 결혼식, 눈부시더라.

언니를 닮았나 형부를 닮았나

예쁜 부분만 쏙 빼닮아 그리도 아름다웠구나.


예솔아

너를 처음 봤을 때 정말 신기했었어.

우리 언니의 몸 안에 잉태되어 태어난 자그마한 아이가

너무나도 신비롭고 경이로웠단다.

얼마나 감동이었는지 그 순간을 떠올리는 지금도

나의 눈에는 눈물이 차오른다.

구슬처럼 투명한 너의 눈동자를 본 사람은 그 누구라도

너를 사랑할 수밖에 없을 거야.


예솔아

너의 네 살을 나와 함께 해 주어 고마웠어.

갓 스무 살이 된 어린 어른에게

너는 작은 선생님 같았어.

네 살 아이를 배우는 시간이

나는 참 좋았어.

네 살 아이의 목소리로 듣는 이모 소리는

나를 특별한 사람으로 만들어주었어.

그 시절 내게 그 소리보다 아름다운 소리는

존재하지 않았어.

그때부터였을지도 몰라.

예솔이 같이 예쁜 딸을 낳고 싶다고 생각한 게.


예솔아

너희 결혼식 날 너의 아빠가 많이 울더라.

신부 엄마가 우는 건 많이 봤어도

신부 아빠가 우는 건 이모도 처음 봤어.

신부 입장 할 때 신부의 손을 잡고 걸어 들어오면서

눈과 코가 점점 빨개지는 형부를 보고

우리도 다 눈물이 났어.

결혼이라는 게 기쁜 일인데도 이모는

너의 결혼식에서 울지 않을 자신이

애초부터 없었어.

이모들끼리 울지 말자고 다짐도 했지만

소용없었어.

식전 영상부터 눈물을 흘린 이모도 있으니

말 다 했지.

신랑 입장할 때 운 나는 명함도 못 내민다니까.


예솔아

이모들의 눈물, 그리고 너의 아빠의 눈물은

사랑의 다른 이름이 아닐까 싶어.

지난날을 너와 함께 해온 우리들에게

너의 결혼은 기쁨이자 슬픔.

그리고 행복과 안녕을 바라는 마음이

눈물로 녹아내린 걸 거야.

언니한테 네가 신신당부했다며.

울지 말자고.

그래, 잘했어.

기쁜 날 신부의 얼굴이 눈물범벅이 되면 안 되지.


예솔아.

박서방이 잘해주지?

우리 사위가 듬직하니 예솔이한테 참 잘할 것 같더라.

우리가 바라는 건 어쩌면 그거 하나일지도 모르겠어.

혹시라도 박서방이 속 썩이거든 이모한테 얘기해.

알지? 이모들이랑 이모부들 모두 네 편인 거.

수 틀리면 빠꾸해.


사랑하는 예솔아,

행복한 결혼생활 되기를

이모가 두 손 모아 기도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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