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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원하라 Feb 12. 2021

우리 우주의 처음 : 승리호

K-우주 영화의 첫 단추를 축하하며.


송중기의 차기작이 무조건 성공하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다. 이유는 없다. 한국 최초의 우주 영화라는 타이틀이 주는 기대와 흥분도 있었다. 개인적인 평가는 not bad 나쁘지 않았다. 극장에서 봤더라면 지금보다 15%정도는 더 높은 점수를 줬을 것 같다. SF에 한국 갬성의 신파를 섞은 ‘승리호’는 지극히 한국적인 정서를 곱게 포장하여 우주로 쏘아올린 느낌이었다. 그래서 외국인들은 새로움에 환호할 것 같고 한국인들은 익숙함에 박수를, 뻔함에 하품을 할 것 같다.


뭐랄까, 우주선에서 컵라면 육개장 먹는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생각이 많이 났고, 우리나라 재난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클리셰가 극적인 순간마다 등장하는 것은 진부했다. 너무 뻔하면 지루하고, 너무 새로우면 기이하니 그 중간의 균형을 맞추는 일은 얼마나 어려운 것일까… 그나마 다행인 것은 송중기과 김태리의 러브라인이 생기지 않았다는 것…? 거기서 감춰뒀던 서로를 향한 사랑을 깨닫고 둘 중 한 명이 희생을 선택해서 죽었다면… 누군가는 웃으며 죽음을 택하고 누군가는 오열하며 살아남는 장면이 있었다면 나는 반드시 0점을 줬을텐데 감사하게도 그런 장면이 없었다. 그리고 뜻밖의 신스틸러 귀염둥이 ‘꽃님이’의 역할이 너무 컸다. 3B법칙은 역시나 잘 먹힌다. 이렇게 귀여운 아이가 나오면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수 없다. 꽃님이 덕분에 승리호가 우주에 있을 수 있었다.



 여러모로 아쉬움은 남지만, 그 역시도 첫번째라서 얻게 되는 마이너스일 것이다. 첫째는 아무리 잘해도 아쉽고 못한게 없어도 저평가를 받는다. 잘해야 본전이라는 뜻이다. 이정도면 나쁘지 않다. 앞으로의 창창한 미래를 기대해볼만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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