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우주의 처음 : 승리호

K-우주 영화의 첫 단추를 축하하며.

by 영원하라


송중기의 차기작이 무조건 성공하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다. 이유는 없다. 한국 최초의 우주 영화라는 타이틀이 주는 기대와 흥분도 있었다. 개인적인 평가는 not bad 나쁘지 않았다. 극장에서 봤더라면 지금보다 15%정도는 더 높은 점수를 줬을 것 같다. SF에 한국 갬성의 신파를 섞은 ‘승리호’는 지극히 한국적인 정서를 곱게 포장하여 우주로 쏘아올린 느낌이었다. 그래서 외국인들은 새로움에 환호할 것 같고 한국인들은 익숙함에 박수를, 뻔함에 하품을 할 것 같다.


뭐랄까, 우주선에서 컵라면 육개장 먹는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생각이 많이 났고, 우리나라 재난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클리셰가 극적인 순간마다 등장하는 것은 진부했다. 너무 뻔하면 지루하고, 너무 새로우면 기이하니 그 중간의 균형을 맞추는 일은 얼마나 어려운 것일까… 그나마 다행인 것은 송중기과 김태리의 러브라인이 생기지 않았다는 것…? 거기서 감춰뒀던 서로를 향한 사랑을 깨닫고 둘 중 한 명이 희생을 선택해서 죽었다면… 누군가는 웃으며 죽음을 택하고 누군가는 오열하며 살아남는 장면이 있었다면 나는 반드시 0점을 줬을텐데 감사하게도 그런 장면이 없었다. 그리고 뜻밖의 신스틸러 귀염둥이 ‘꽃님이’의 역할이 너무 컸다. 3B법칙은 역시나 잘 먹힌다. 이렇게 귀여운 아이가 나오면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수 없다. 꽃님이 덕분에 승리호가 우주에 있을 수 있었다.



여러모로 아쉬움은 남지만, 그 역시도 첫번째라서 얻게 되는 마이너스일 것이다. 첫째는 아무리 잘해도 아쉽고 못한게 없어도 저평가를 받는다. 잘해야 본전이라는 뜻이다. 이정도면 나쁘지 않다. 앞으로의 창창한 미래를 기대해볼만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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