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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원하라 Apr 26. 2023

동생아 미안하다

나도 내가 이럴 줄 몰랐지

생일을 일주일 정도 앞둔 시점에, 나에게 갖고 싶은 게 없냐던 막내 동생의 질문에 수많은 아이템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그중에서 과감하게 하나 던졌던 것이 바로 블루투스 키보드였다. 정확히 말하자면 아이패드 커버와 키보드가 일체형으로 나온 제품이었다.

사람의 욕심이야 말로 진정한 창조의 영역 아닐까. 갖고 싶단 생각을 한 적도 없고, 굳이 필요하지도 않았던 것 같은데 가져야겠단 생각으로 드는 것이 나에겐 없던 부분이 피어나는 느낌이다.


그렇게 동생에게 꽤나 무리한 부탁으로 키보드를 선물 받았다. 내가 그때 동생에게 말하기로는, 아니 그때 내 마음속 계획으로는 정말 매일매일 글을 쓰고 적어도 하루에 하나씩은 카페에서 글을 쓰려고 했는데


그래서 무겁지 않은 키보드가 꼭 필요한 거라고 그것만 있으면 언제든지 글을 쓰면서 내 실력을 연마해서 깜짝 놀랄 실력을 보여주겠노라 다짐했던 것 같은데

그게 이렇게나 쉽게 사그라지는 연기 같은 것이었던가…


나도 이럴 줄 몰랐다.

아니 내 동생은 내가 이러고 있는 줄도 모르겠지.

동생아, 너의 선물이 헛된 것이 되지 않도록 내가 조만간 정신 차리고 다시 도전해 볼게.

지금 달력 슬-쩍 보니까 5월부터 하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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