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타샤를 모욕하고, 마블 팬들을 조롱한 영화
1) 우선 블랙 위도우라는 캐릭터가 이미 <엔드 게임>에서 사망했기에, 어떤 사건을 가지고 이 영화를 만들어야 할지, 어떤 방향으로 이 캐릭터를 만들어 나가야 할지가 상당히 애매해졌고,
2) 다른 히어로들은 이미 솔로 무비를 대부분 찍은 데다가 개중에는 <윈터 솔져>, <시빌 워> 같은 뛰어난 작품성을 지닌 영화들도 있었기 때문에 후발주자로서의 부담감 또한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1) 나타샤 로마노프의 솔로 무비
-> 그 무엇보다도 우선되어야 할 역할. 나타샤의 과거를 전체적으로 조명하면서 그녀가 어떤 과정 속에서 '블랙 위도우'로 거듭날 수 있었는지 보여주고, 그녀의 매력을 극대화시켜 관객들이 다시 한번 그녀에게 열광하게끔 만드는 것이 첫 번째.
2) '새로운 세대의 등장'
-> 새로운 영웅들이 등장해 그녀의 빈자리를 메꿀 것을 예고하며 관객들에게 기대를 불러일으키게 만드는 역할이 두 번째. '매력 발산 타임'이 적어도 한 번 이상은 있어야 할 것이며, 이를 통해 관객들에게 제대로 된 후계자로서 눈도장을 찍어야 할 것이다.
3) '페이즈 3과 페이즈 4의 연결고리'
-> <엔드 게임>이 피날레를 장식하긴 했지만, 페이즈 3를 닫는 '작은 마무리'로서의 역할도 해줘야 한다. 이번 영화의 사건들로 인해 앞으로 어떤 식으로 페이즈 4의 스토리들이 이어질 것인지에 대한 기대감을 주는 것이 마지막이어야 할 것이다.
나타샤 보러 갔다가, 옐레나에게 반하다
1) 어떻게 하면 이후 마블 프랜차이즈를 이끌 새로운 스타를 멋지게 등장시키고, 그를 통해 블랙 위도우라는 '브랜드'의 상품성을 유지할지.
2) 어떻게 하면 이 영화를 통해 '페미니즘'이라는 사상을 더 많이, 효과적으로 전파할지.
(이에 대해서는 이어지는 글에서 더 자세히 언급하겠다)
세계 최고의 히어로 집단 '어벤져스'의 일원인 블랙 위도우가,
이 장면 하나로 '악당 하나 제대로 처리 못한 퇴물'이 되어버렸다.
'아닛...! 아직도 나뿐 아니라 많은 여성들이 착취당하고 있다니...!'
1) 나타샤 역시 과거에 그들과 마찬가지로 레드룸과 드레이코프에 의해 착취를 당했던 입장이기에, 그 안에서 벌어지는 사태의 심각성에 대해서 이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영화에서는 등장하지 않았지만, 과거 드레이코프와 레드룸을 한 차례 파괴하고자 시도했던 것 역시 그 때문이었을 것이고.
2) 때문에 후에 나타샤가 옐레나에 의해 레드룸과 드레이코프가 아직 건재하다는 사실을 들었다 한들, 그들이 건재하다는 사실 자체에 대해서만 놀라고 분노할 뿐 그 안에서 일어나는 착취에 대해서는 사실 감정적으로 크게 동요를 할 이유가 딱히 없다. 왜?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1) 나타샤 일행을 레드룸의 수뇌부인 멜리나와 만나게 해서, 레드룸에 들어갈 수 있게끔 만들기 위해.
2) 케이트 쇼트랜드 감독 본인의 강점인 '감정적인 드라마적 연출'을 통해 나타샤가 자신의 가족과의 유대감을 되찾고, 영화의 말미에 훈훈한 모습을 연출할 수 있게 만들 명분을 심기 위해.
1) 나타샤가 혼자 생활하는 모습을 통해 '로드 무비'
2) 옐레나와 나타샤 둘의 멋진 호흡을 보여주는 '버디 무비'
3) 가족의 소중함이라는 메시지를 담은 '가족 영화'
4) 블랙 위도우다운 '액션 영화'
1. 아군인 줄 알았던 멜리나가 레드룸에 밀고해 나타샤 일행을 레드룸으로 끌려가게 만든다!
2. 감옥에 갇힌 줄 알았던 나타샤가 멜리나와 얼굴을 바꿔치기하며 드레이코프 앞에 등장! 알고 보니 멜리나는 아군이었고, 그들의 레드룸 파괴 공작을 돕고 있었던 것이다!
3. 하지만 알고 보니 나타샤는 드레이코프를 공격하지 못하게끔 만드는 정신지배 하에 놓여있었다!
4. 위기에 처한 나타샤...인 줄 알았지만 멜리나가 이미 나타샤에게 그녀가 정신지배에 놓여있음을 미리 알려주었고, 이미 해결방법을 알고 있었던 나타샤는 정신지배에서 쉽게 벗어나 멋지게 드레이코프를 처리한다!
1) 영화 스태프가 '이따 옐레나 떨어질 때 가져다 쓰세요~'하고 가져다 놓지 않고서는 그 자리에 있어서는 안 될 낙하산이,
2) 그것도 공중 요새가 폭파되어 모든 것이 날아가고 떨어지는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3) 나타샤가 가져다 쓰기 아주 좋게 놓여있다는 설정이, 대체 말이나 되는 것이냐는 말이다.
1. <닥터 스트레인지(2016)> - '에인션트 원' 캐릭터의 여성화 및 화이트 워싱 논란
마블 코믹스 원작에서 티벳의 남성 고승으로 나오는 캐릭터인 에인션트 원을 '백인' '여성'으로 설정해 논란을 빚었다. 사실 이는 화이트 워싱만으로 잠시 논란이 되었을 뿐, 남성을 여성 캐릭터로 바꿨다는 점은 거의 논란이 되지 않은 채 묻혔다.
2. <스파이더맨 홈커밍(2017)> - 여주인공인 MJ 캐릭터의 블랙 워싱 논란
원작 코믹스 및 전작의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서는 백인이었던 MJ를 흑인으로 설정해 논란이 되었다.
3.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2018)> - '미니 걸벤져스 어셈블'
와칸다에서의 전투 가운데 블랙 오더의 수장 격인 여성 빌런, 프록시마 미드나이트와의 전투에서 블랙 위도우가 위기를 맞자 같은 여성 히어로인 오코예와 스칼렛 위치가 '갑자기' 나타나 '여성은 여성이 돕는' 장면을 연출.
4. <캡틴 마블(2019)>
1) 영화 외적인 부분
캡틴 마블 역의 브리 라슨이 페미니스트인 것과, 그러한 사상을 기반으로 공적인 인터뷰 자리 등에서 매우 날이 서있고 불편함을 대놓고 드러내는 등 논란이 될 법한 행동들을 계속하며 인성 논란이 거셌음.
2) 영화 내적인 부분
어벤져스와 쉴드의 수장, 닉 퓨리가 눈을 잃은 이유가 겨우 고양이에게 앞발로 긁힌 것이라는 보잘것없는 설정을 추가해 그동안 닉 퓨리가 쌓아 올렸던 위엄을 한 방에 실추시킴
(원작에서는 전쟁 중 수류탄에 피격되는 사고로 인한 것으로 나올뿐더러,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져>에서 이미 한쪽 눈을 드러내며 카리스마 있는 장면을 연출한 바 있기에 기존 마블 작품들과의 연계성을 생각해서라도 절대 넣지 말았어야 할 설정이었다. 그저 '남성' 캐릭터의 권위를 실추시키기 위함이었다고 밖에는 볼 수 없는 장면).
5. <어벤져스 - 엔드 게임(2019)>
1) '걸벤져스 어셈블'
타노스와의 최종 전투에서 서로 친하지도 않고, 심지어 일면식도 없었던 모든 여성 히어로들이 한데 뭉쳐 싸운다고 하는 불필요하고 작위적인 장면을 연출해 마블 팬들 사이에서 논란이 됨.
2) '대포가 기우는 장면'
캡틴 마블이 전투에 뒤늦게 참전하며 타노스의 비행선을 격추시키는 과정에서 캡틴 마블을 요격하려 높게 솟아있던 대포들이 일제히 고개를 떨구는 장면을 '굳이' 관객들에게 보여줌. 남성성의 실추를 연상시키는 장면을 통해 캡틴 마블이 명백히 여성 우월주의적 페미니스트 히어로임을 드러낸 장면.
"메시지가 좋은 것과 그 영화가 좋은 영화인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악역이 보잘것없으니,
주인공도 보잘것 없어지고,
영화 또한 보잘것 없어졌다.
1) 결국 남성 없이는 제대로 뭘 할 수 없는 '그들'
애초에 이런 캐릭터를 만들 거였으면 이 메이슨도 남성이 아닌, 여성 캐릭터로 설정했으면 어떨까. 그렇다면 블랙 위도우를 '남성의 손을 빌리지 않고도 주체적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여성'으로 제대로 승화시킬 수도 있었을 텐데 말이다. '주체적인 여성상'을 영화의 메인 주제로 잡았으면, 이런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썼어야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알고 보면 '여성은 여성이 돕는다'는 주제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인물이자, 이 영화가 얼마나 대충 만들어졌는지 알 수 있는 또 하나의 작은 증거.
2) 3D 업종은 죽어도 하기 싫다?
사설 고용 업자는 힘들고, 어렵고, 때로 지저분하기까지 한 완벽한 3D 업종이다. 어쩌면 영화를 만든 그들은 여자가 그런 일을 한다는 것 자체를 상상할 수 없었기 때문에, 애초에 '여성 사설 고용 업자'를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것은 아닐는지. 이는 멋지고, 편하고, 쉬운 일만 찾아서 하려는 '그들'의 이기적인 사상을 아주 잘 대변하고 있다. 경찰 공무원은 하고 싶은데 범죄자는 잡기 싫고, 소방 공무원은 하고 싶은데 불은 끄기 싫은.
레드룸의 최고 요원 중 한 명으로, 나타샤와 옐레나의 의붓어머니 역할을 수행한 러시아의 스파이이자 연구원. 쉴드의 데이터를 빼내 사람을 정신적으로 조종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드레이코프의 딸. 과거 블랙 위도우가 설치한 폭탄에 피폭되어 큰 화상 및 정신적 손상을 입은 뒤, 드레이코프의 개조에 의해 인간병기로 재탄생했다. 한 번 본 모든 기술들을 카피해서 사용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제 마블도 예전 같지는 않겠구나...
1) 여성은 여성이 돕는다.
-> 반론 -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도움을 줄 수 있다.
2) 남성들은 악이고, 여성들은 피해자이다.
-> 반론 - 모든 남성이 악일 수 없다. 모든 여성이 피해자일 수 없듯.
3) 여성들은 해방되어야 한다.
-> 반론 - 이슬람 문화권 등 종교, 문화적인 이유로 억압받는 세계의 많은 여성들은 분명 해방되어야 함이 맞다. 허나 정작 페미니스트들은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내거나 행동하려 하지 않고, 오로지 그들 자신의 득이 되는 부분에 대해서만 행동하려 하기에 비판받아 마땅하다.
4) 여성은 남성보다 우월하다.
-> 반론 - 우열은 성별의 차이에서 오는 것이 아닌, 능력의 차이에서 올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