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도 문화: 시간(목욕, 식사, 낮잠, 취침)
2장 생활 습관
시간(목욕, 식사, 낮잠, 취침)
대개의 힌두 가정은 일출 전에 일어나 목욕을 하고 집 안의 신상 앞에 잠깐 예배(뿌자)를 드린다. 각자의 사정에 따라 몇 분 또는 몇십 분 동안 신상 앞에 앉아서 종교 음악을 들으며 기도문을 낭송한다. 이때 전화가 오면 받고, 방문객이 오면 내려가서 환대한다. 한국인이 생각하는 엄격한 예배 의식이 아니다. 아침 예배는 늦어도 9시 정도에 마친다. 집 근처에 강이나 신전이 있으면 그곳에 가서 예배를 드리는 사람도 많다. 힌두 신전도 동틀 무렵부터 종교 음악을 틀고 종을 친다. 관광지 같은 경우, 숙소 근처에 신전이 있으면 새벽에 시끄러워서 수면에 방해받는다. 그러므로 숙소를 구할 때 이 점도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침 예배에 중요한 것은 목욕이다. 힌두는 목욕하지 않으면 신을 예배하지 않는다. 필자도 아침에 잠깐 필자가 믿는 신에게 기도하곤 했는데 하숙집에서 아침 식사 때 주인 식구들에게 기도했다고 하면 목욕을 했냐고 묻곤 했다. 한국 문화에서는 목욕하지 않고도 자신이 믿는 대상에게 예배를 드릴 수 있지만 힌두는 그것을 신성모독이라고 본다. 사정상 간단히 목욕을 할 수 없다면 세수라도 해야 한다.
힌두는 아침에 목욕한 후 밤에 잠자리에 들기 전에는 보통 다시 목욕하지 않는다. 물론 땀이 아주 많이 날 때는 예외다. 보통의 미국인들도 인도인들과 같이 밤이 아니라 아침에 목욕한다.
필자가 수료했던 힌두 문화 학교 때 인도인, 미국인, 한국인이 가끔 합숙했었다. 그때 밤에 목욕하고 잔 사람은 필자밖에 없었다. 필자가 욕실에서 나오면 인도인들이 목욕했군요 라고 말하며 미소를 짓곤 했다. 필자는 한국에서의 습관을 갑자기 바꿀 수 없었다.
북인도의 경우 8시경에 아침 식사를 한다. 짜이(홍차에 우유와 설탕 섞은 차)와 비스킷, 짜이와 토스트, 커피와 토스트를 먹는다. 요즘에는 씨리얼과 우유를 먹는 가정도 있다. 대개 아침에는 짜이, 오후에는 커피를 마신다.
육체노동을 하는 시골 사람들은 8시에 간단히 먹고 10시에 제대로 식사하고 4시에 점심을 먹는다. 일반인들의 점심 시간은 1~2시, 저녁 시간은 9시가 넘는다. 물론 가정마다 시간은 조금씩 다르다. 힌두 가정에게서 저녁 식사 초대를 받으면 식사 시간이 정확히 몇 시인지 알기 어렵기 때문에 미리 간식을 먹고 가야 허기지지 않는다. 인도 생활 초창기에 필자도 인도인의 식사 시간을 제대로 몰라 그냥 갔다가 두세 시간 동안 배고픔을 참아야 했다.
인도의 대부분은 아열대 기후라서 3월부터 10월까지 덥다. 그 더위에 몸이 쉽게 지치므로 낮잠을 잔다. 보통 2시 반부터 4시 반까지다. 낮잠은 인도인의 일상에 중요한 것이므로 그 시간에 방문해서는 안 된다. 외국인이 모르고 그 시간에 방문하면 주인이 "쉬려고 한다."고 말해준다. 그러면 바로 그 집에서 나와야 한다.
한 미국인 아가씨가 낮잠 시간에 주인댁의 방문을 노크했다가 나이 많은 주인 할머니한테서 뺨을 맞은 적이 있다. 필자도 초창기에 낮잠 시간에 방문해 인도 가정을 놀라게 하곤 했다. 직장에 근무하는 사람은 낮잠을 자지 않는다. 직장에서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저녁 식사는 9시 정도에 하고 바로 잔다. 포만감을 느끼며 자려고 식사 후에 바로 잔다고 한다. 식후 운동으로 소화를 시킨 다음 잠자리에 드는 한국인들과 너무 다른 습관이다.
이것만은 꼭 기억하자!
절대 인도인의 단잠을 깨우지 말라! 그들이 불편해한다. 낮잠 시간에는 약속을 잡지도, 방문하지도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