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도 문화: 물병에 입을 안 대고 마셔?
2장 생활 습관
물병에 입을 안 대고 마셔?
인도는 더운 나라다. 그래서 많은 인도인이 물병을 가지고 다닌다. 대개 플라스틱병이다. 그런데 물을 마시는 그들을 관찰해 보면 한국인과 아주 다르다.
인도인은 물을 마실 때 병 입구에 입을 대고 마시지 않고 고개를 젖혀 물병의 물을 입 안에서 붓는다. 병에 입을 대고 마시면 물이 오염된다고 생각한다. 사실 과학자들이 그 사실을 밝혀냈다. 입을 대고 마시면 침이 물병에 들어가 몇 시간 후에는 셀 수 없이 많아지고 복통 등의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집에서 컵으로 물을 마실 때도 똑같은 방식으로 마시는 인도인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물론 컵에 입을 대고 마시는 사람도 있다. 짜이 같이 뜨거운 음료수는 당연히 입을 대고 마신다. 남의 집에서도 컵에 입을 대지 않고 마시는 사람들이 있다. 카스트에 상관 없이 그러한 행동을 하는데 특히 하류 카스트들은 더더욱 그런 습관을 지킨다. 카스트 제도에서 부정한 사람으로 인식되는 그들은 다른 가정의 컵에 입을 대서 오염시키지 않겠다는 뜻으로 그렇게 행동한다. ‘침’은 ‘정’(깨끗한 것)과 ‘부정’(깨끗하지 않은 것)을 따지는 힌두 문화에서 부정한 배설물에 속한다.
한국인을 포함해 외국인이 물병에 입을 대고 마실 때 인도인은 비난하지 않지만 불결하다고 여긴다. 인도에서 오래 살고자 하거나 인도인과 친구가 되고 싶은 사람은 물을 어떻게 마시는 것이 좋을까? 인도인처럼 입을 안 대고 마시기를 추천한다. 그래야 그들이 편안하게 느낀다. 필자도 인도인의 그러한 관념을 알게 된 후부터 인도인처럼 마시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실수를 많이 해 얼굴과 옷이 젖곤 했다. 물론 지금은 그런 일이 거의 없다. 이렇게 인도인에게 맞추려면 익숙하지 않아도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 열매는? 달콤하다! 인도인이 외국인을 편안한 친구로 여긴다는 말이다.